AB인베브의 오비맥주에 4조원의 웃돈을 얹어 재인수를 했다. 이는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아시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강한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오비맥주가 국내 시장에서 화이트를 물리치고 선두주자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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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인베브의 카를로스 브리토 CEO |
AB인베브는 지난 2001년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미국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합병하면서 막대한 빚을 지고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그러던 2009년 AB인베브는 결국 오비맥주를 18억달러(한화 약2조3000억원)에 KKR·AEP에 매각했다.
당시 오비맥주 계약서에는 AB인베브가 5년 안에 우선적으로 되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바이백(Buy Back·우선매수청구권)’ 조항이 붙어 있었다. 바이백기간은 올해 7월에 종료된다.
그러나 AB인베브는 바이백기간이 넉넉히 남아있던 지난해 말 KKR과 재인수 협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번 재인수를 위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58억 달러(6조1700억원)을 제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오비맥주의 인수금액을 4조~5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 되사기에 나선 것은 오비맥주의 국내외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우선 AB인베브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오비맥주가 이뤄내고 있는 빠른 성장세에 주목했다. 현재 오비맥주는 이 시장에 속하는 다양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늘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몽골(카스), 홍콩(블루걸), 싱가포르·말레이시아(데스터) 등 30개국에 40여 종의 맥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홍콩에서는 오비맥주의 블루걸(Bluegirl)이 2007년 이후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비맥주의 수출 규모는 2009년 779만 상자에서 지난해 1073만 상자로 38% 가량 증가했다.
AB인베브의 카를로스 브리토(Carlos Brito) CEO가 “오비맥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지역 시장에서 AB인베브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며, 아태지역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앞으로 오비맥주를 통한 해외사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확장세를 보이는 수입맥주 소비 역시 AB인베브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최근 국내 소지바들 사이에서 수입맥주 등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전체 맥주 시장에서 프리미엄 맥주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10%까지 늘어났다.
AB인베브는 국내시장에서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AB인베브의 브랜드에 대한 독점 판권을 갖고 있는 오비맥주를 통해 한국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