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흐름에 맞춰 현대오일뱅크 독자기술로 개발한 친환경연료 제조기술 수출을 시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강 부회장은 친환경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주요 국가에 본격적으로 기술 라이선스를 수출해 친환경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에 모두 속도를 내고 있다.
▲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공동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20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강 부회장은 메탄이 많이 생산되는 러시아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기술수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동지역은 메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술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바꾸는 기술을 최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친환경연료로 꼽히는 메탄올을 제조하는 동시에 건설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탄산칼슘도 만들 수 있어 경쟁력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와 비교해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최대 99%, 질소산화물(NOx)을 80%, 온실가스를 25%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대체연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는 기술 수출 과정에서 강 부회장과 새로 선임될 주영민 공동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의 호흡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 사장은 1988년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해 생산기획, 수급전략 등 업무를 담당하다 2018년 11월부터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글로벌본부장을 맡아왔다.
화공엔지니어 출신으로 정유 생산은 물론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업무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아직 후속 임원인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강 부회장과 주 사장의 역할분담은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주 사장이 최근까지 제품 수출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해 온 만큼 친환경 연료제조 신기술 수출에 관련된 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은 특히 강 부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현대오일뱅크의 친환경 중심 체질 개선 노력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주 내정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
강 부회장이 현대오일뱅크를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새로운 미래사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공동대표에 오르게 되는 주 사장이 업무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
현대오일뱅크가 공동대표이사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뒤 11년 만에 처음이다.
강 부회장은 태양광패널 소재 생산과 바이오항공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3대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수소사업을 꼽고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드림 2030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3대 친환경 미래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이고 정유사업 매출비중을 45%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추진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이런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도 준비해야 한다.
결국 강 부회장은 큰 틀에서 회사의 전체 전략 방향성을 총괄하고 주 사장은 실무 차원의 현안을 주로 챙기는 업무체계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주 사장은 12일 실시한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인사에서 공동대표에 내정됐고 현대오일뱅크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된다. 주주총회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활용해 메탄올을 제조하는 온실가스 자원화 기술수출을 준비하는 등 친환경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연말 임직원인사가 구체화되면 신사업 추진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