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렉키로나의 유럽 품목허가는 10월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당국은 기존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이외에 더 많은 치료제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10월까지 코로나19 치료제 최소 3종을 승인해 환자 치료에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렉키로나가 승인될 치료제의 유력 후보로 여겨진다.
현재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코로나19 치료제 5종에 관한 품목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를 비롯해 릴리의 올루미언트, 소비의 키네렛, 로슈의 로악템라 및 로나프레브가 검토대상에 포함돼 있다.
렉키로나는 앞서 3월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사용권고안을 받았다. 사용권고안은 정식 품목허가를 승인하기 전에 유럽연합 회원국 개별적으로 판단해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는 조치를 말한다. 품목허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유럽연합 모든 지역에서 치료제로 인정받아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 부회장은 렉키로나의 유럽 진출을 대비해 셀트리온의 생산체제를 일찌감치 렉키로나 중심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 부회장은 3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는 완벽한 공급부족시장이다”며 “송도 1공장과 2공장을 전량 렉키로나 생산체제로 전환하면 연간 250만~300만 명분까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수요가 많은 만큼 렉키로나의 생산비중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기 부회장의 이런 구상은 이후 실제로 셀트리온 경영방침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렉키로나 등 수요가 큰 제품을 선제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렉키로나 생산 확대에 들어가면서 재고자산도 늘었다. 셀트리온 재고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357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417억 원으로 증가했다. 셀트리온 재고자산이 4천억 원대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비축량이 상당하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유럽 지역의 2021년 39~40주차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나타낸 그림. 일부 지역에서는 수백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기 부회장은 생산체제를 다진 렉키로나를 앞세워 코로나19 치료제 수요가 많은 유럽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어 치료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유럽연합 및 유럽경제지역(EEA)의 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올해 초 100만 명을 웃도는 수준에서 6월 말 10만 명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다시 40만 명대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및 유럽경제지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021년 40주차(10월4~10일) 기준 3893만 명에 이르렀다. 코로나19에 따른 누적 사망자는 77만 명을 넘었다.
기 부회장은 또 미국에서 규제당국의 렉키로나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역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치료제 수요가 상당한 지역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도 렉키로나의 보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현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만을 유일한 정식 치료제로 인정하고 있다.
렉키로나 매출이 당장은 미약해도 향후 유럽연합의 정식 승인 등을 계기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 제품을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3분기 렉키로나 매출이 105억 원에 머물렀다고 추산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유럽의약품청의 정식사용 승인 기대감이 유효하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긴급사용 승인(EUA) 신청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인 만큼 4분기 이후 렉키로나 매출은 재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