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2021-10-14 16: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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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증권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3년이 지났는데 기업가치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가 오르면 재매각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1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면서 최대주주인 J&W비아이지의 엑시트(자금회수) 시점에도 관심이 몰린다.
J&W비아이지는 사모펀드투자회사(PE)인 J&W파트너스가 SK증권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J&W파트너스는 2018년 7월30일 SK로부터 SK증권 지분 10%를 매입한 뒤 유상증자와 장내매수를 통해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지분을 19.60%까지 늘렸다.
사모펀드투자회사들이 기업을 산 뒤 3~5년 후에 되팔아 이익을 남긴다는 점에서 J&W파트너스가 SK증권의 주가를 부양한 후 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SK증권은 2016년 이후 2019년까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는데 2020년 이후에만 벌써 세 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대표적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힌다.
SK증권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1900만 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164억1600만 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12일 종가 864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SK증권은 자사주 3968만3968주를 들고 있는데 이번에 취득하기로 한 자사주 규모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자사주 지분은 기존 8.33%에서 12.31%까지 늘어난다.
SK증권 자사주 매입은 곧바로 효과를 나타냈다. 14일 SK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4.21% 오른 915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증권은 지난해에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상승효과를 봤다. SK증권은 2020년 3월4일과 4월6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뒤 각각 1420만 주를 사들였다.
SK증권 주가는 자사주 매입 발표 전 2020년 3월3일 541원이었으나 3월23일 421원까지 떨어졌다. 자사주 매입 발표 한 달 뒤인 2020년 5월4일에는 652원까지 상승했고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7월3일 912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중소형증권주들은 비교적 안정적 주가흐름을 보인 것과는 달리 SK증권 주가는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SK증권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기업가치를 높히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의 주가흐름을 볼 때 자사주 매입을 통해 매각 당시 주가 수준까지 회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데다 최근 SK증권 실적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J&W파트너스에 매각이 완료된 시점인 2018년 7월 말 SK증권 주가는 1100원대 수준으로 거래됐다.
SK증권은 자사주 매입의 이유를 놓고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