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꽃배달 중개를 중단했고 미용실 관련 사업도 철수계획을 세웠다. 다만 스크린골프나 영어교육 등은 사업 전면철수까진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한 업종으로는 대리운전, 꽃배달, 퀵서비스, 미용실·네일숍, 스크린골프, 영어교육 등이 꼽힌다.
이 업종들은 개인이 시장에 사업자로 참여하거나 비교적 적은 자금을 들여 사업장을 차리기 쉽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때문에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은 골목상권업종으로 분류된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과 꽃배달·퀵서비스 등을 중개해왔다. 와이어트는 미용실·네일숍을,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를, 야나두는 영어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 사업에 절대 진출하지 않겠다”며 “그 부분이 조금 관여됐다면 반드시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사례로 제기된 꽃배달, 미용실·네일숍, 스크린골프, 영어교육과 관련해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데 속도를 조금 더 내겠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예시로 나온 업종들 가운데 꽃배달 중개사업은 카카오가 철수를 확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파트너사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전화호출사업의 규모도 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8월 말 사들인 관련 기업 2곳의 인수를 포기했고 향후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도 하지 않기로 했다.
카카오는 와이어트가 운영하는 미용실·네일숍 예약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을 올해 안에 접겠다는 계획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카오헤어샵은 현재 미용실·네일숍 예약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입점 점주들에게 결제 1건당 결제금액 25%라는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밖에 알뜰폰사업을 진행하는 스테이지파이브 등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오를 수 있는 계열사로 꼽힌다.
다만 스크린골프와 영어교육 분야는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관련 사업을 접을지 불확실하다.
스크린골프 장비가 필요한 실내골프연습장시장은 개인점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카카오VX도 5월 실내골프연습장 프랜차이즈인 ‘프렌즈 아카데미’를 통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시장에서 점유율 20%대로 업계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점유율 60%대의 선두기업인 골프존 역시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이다.
카카오VX는 자체 브랜드인 프렌즈스크린을 통해 스크린골프장비를 개인 실내골프연습장 2100여 곳에 팔았는데 이들이 카카오VX의 관련 사업 철수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영어교육분야에서는 야나두가 카카오키즈와 합병을 통해 시장 선두에 올랐다. 다만 2020년 매출액은 700억 원으로 경쟁사 위버스마인드(609억 원)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
위버스마인드도 2019년 말에 스피킹맥스 브랜드를 지닌 스터디맥스를 인수합병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비판을 받지만 인수합병으로 스타트업을 뒷받침하면서 경쟁을 촉진한 업종도 있다”며 “다양한 사업자들도 얽혀 있는 상황인 만큼 어떤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여부가 결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