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마트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강 사장이 전문점을 추가 출점하지 않고 실적이 부진한 전문점을 올해 말까지 대거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노브랜드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가 2015년 개발해 대형마트에서만 판매하던 노브랜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점포다. 2016년 8월 1호점을 낸 뒤 현재 280여 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노브랜드 전문점은 지속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노브랜드가 취급하는 스낵류와 생활용품 등이 모두 동네 슈퍼마켓의 주력 품목으로 대기업인 이마트가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노브랜드를 변종 SSM(기업형슈퍼마켓)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의 사업조정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브랜드의 가맹점사업도 진행했으나 소상공인들은 가맹점 형태의 ‘꼼수출점’이라고 공격했다. 결국 이마트는 올해 6월 노브랜드 전문점의 신규 가맹점 출점을 잠정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강 사장이 이번에 전문점의 추가 출점까지 중단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노브랜드 전문점사업은 철수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추가 출점을 하지 않고 현상유지만 하겠다는 것은 결국 골목상권 논란에 이마트가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만 “이제 흑자전환한 노브랜드 전문점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노브랜드 전문점의 빠른 확장이 기존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속도조절을 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브랜드 전문점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뿐만 아니라 편의점 이마트24와 중복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마트24는 가맹점 위주로 출점하는 편의점인데 이마트24 바로 근처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편의점 점주들의 불만을 키웠다. 이마트24와 노브랜드는 별도의 법인 사업체이고 기업운영구조가 다르지만 취급하는 품목이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노브랜드 전문점이 근처에 있는 이마트24 매출을 갉아먹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의 근접 출점 논란을 두고 ‘뼈아픈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일부 이마트24 점주들은 노브랜드 전문점이 근접 출점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은 업태가 다르고 취급하는 품목도 달라 1, 2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며 "이마트24 점주들과는 원만히 협의를 진행해 대법원까지 가기 전에 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강희석 사장은 전문점사업을 재정비하면서 오프라인 골목매장인 이마트24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24는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점포 수 5509개를 확보했는데 올해 말에는 손익분기점 기준으로 삼았던 점포 수 6천 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마트24는 한국미니스톱 인수와 관련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사업 확장은 전문점 대신 외식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올해 8월 기준 가맹점이 100개에 근접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9월7일 노브랜드피자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정보공개서는 프랜차이즈사업에 앞서 가맹사업자가 등록하는 서류로 신세계푸드는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핀 뒤 피자 가맹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전문점은 부진한 점포의 폐점효과가 나타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이마트의 오프라인 유통업은 구조적 어려움에도 꾸준히 방어가 되는 상황이며 본업의 개선과 함께 신사업 전략도 지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