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삼표산업 대표이사가 다양한 크기의 레미콘 차량을 내놓으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주택공급 확대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고객중심형 운송혁신’을 내걸고 건설현장의 요구사항에 맞게 소형과 대형레미콘차량을 개발해 기존에 하나의 크기만 있던 레미콘차량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잡아낼 가능성이 높다.
22일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 확대로 주택건설의 규모와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이 대표가 삼표산업에서 소형과 대형레미콘차량을 만든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표산업은 올해 7월부터 3㎥ 용량의 소형레미콘 트럭과 9㎥ 용량의 대형레미콘트럭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레미콘차량은 실제 사용량과 무관하게 6㎥ 용량 차량으로 획일화돼 대형건설부터 소규모 공사에 이르는 여러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건설현장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레미콘 차량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업계에서는 작은 용량의 레미콘 차량을 이용하면 6㎥트럭보다 수익성이 낮을 수 있어 쉽사리 도입을 못하고 있었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좁은 골목길을 오갈 수 있는 소형레미콘차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있었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3㎥ 용량의 소형레미콘트럭을 제작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삼표산업이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3㎥차량은 좁은 골목길에도 진입이 가능해 가로주택사업 등 소규모 주택단지 등에서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6㎥ 차량의 진입이 어려운 건설현장에서는 별도 장비를 이용하거나 인력을 동원해 손수레로 레미콘을 운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삼표산업이 소형레미콘과 함께 내놓은 9㎥ 대형차량은 기존 6㎥ 차량에 비해 레미콘을 회당 1.5배 늘려 운반할 수 있어 운송비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대표가 고객중심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레미콘트럭의 용량을 다변화한 전략은 최근 정부의 주택공급정책과 맞물려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주택공급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부족한 택지문제를 리모델링과 소규모 재건축 활성화, 수도권 신도시 개발 등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삼표산업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 된 것이다.
3㎥ 차량은 가로주택사업 등 소규모 재건축에서, 9㎥ 차량은 최근 1차 사전청약을 끝낸 3기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수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주도의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서 규제완화도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도심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등을 시행할 때 용적률을 높여주는 내용의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정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빈집정비법의 개정은 공공으로 진행되는 소규모재건축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 법의 대상지에 해당하는 주택단지는 서울에만 2070곳에 이른다.
소규모재건축사업은 대지면적 1만㎡ 미만, 기존주택 가구 수가 200가구 미만인 노후 연립주택이나 소형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에서 추진되는 정비사업이다.
이런 소규모사업은 연립단지 등 저층 주거지의 고밀개발에 적용되고 진입이 힘든 골목길에 위치하는 곳이 많아 삼표산업이 준비한 3㎥ 레미콘 차량의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삼표산업 새 차량들의 시범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차량 대수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현재 3㎥과 9㎥레미콘 차량은 시범운영한 지 이제 두 달이 돼가고 있어 아직 낯설어하는 분위기가 있긴 하다”며 “현장 관계자들은 하반기 건설경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부터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