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은 7월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29%를 인수하기 위해 조합에 지분 매입대금 300억 원과 모든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특별위로금 210억 원을 합쳐 510억 원을 제안했다.
이후 조합과 호반건설은 최종협상안에서 구성원에게 1천만 원~4천만 원 사이의 추가 위로금을 연차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뒤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는 찬성률 57.84%로 통과됐다.
이런 제안은 모두 김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 밖에도 경영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이 지역건설사라는 이미지를 떼고 2021년 시공능력평가 13위 대기업에 걸맞은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서울 강남에 호반건설의 사옥을 세우며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한 포부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20년에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같은 해 12월 장남 김대헌 부사장이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호반그룹이 2세경영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시점에 서울신문의 인수작업까지 완료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의 2세들이 물려받고 있는 기업의 가치에 차이가 있어 건설부문과 다른 한축으로 미디어사업부문을 키워 승계작업을 진행할 것으로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가 54.73%의 지분을 들고있는 호반건설은 자산 5조4148억 원, 장녀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부사장이 30.97%의 지분을 소유한 호반프라퍼티는 자산 4074억 원,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가 41.99%의 지분을 소유한 호반산업은 자산 2조2997억 원이다.
물론 호반그룹에서 내세우고 있는 서울신문 인수의 표면적 이유는 사업 다각화다.
올해 7월 전자신문과 경제케이블채널 EBN을 인수했고 이 매체들은 호반그룹의 서울시 우면동 사옥에 입주했다.
호반건설은 이전에도 미디어사업에 계속 관심을 보였고 매체 인수를 꾸준히 진행했다.
2011년 광주방송 지분 39.6%를 확보하면서 인수했지만 2021년 5월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규모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광주방송지분을 정리해야만 했다.
신문법 18조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은 일반 일간신문 지분을 50% 이상, 지상파방송사의 지분은 10% 이상 소유할 수 없다.
건설사들이 언론사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호반건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태영건설이 1991년 SBS 대주주가 된 것을 비롯해 호반건설과 함께 호남을 기반으로 한 중흥그룹은 2019년 헤럴드를 인수했다.
지역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서희건설은 2019년에 내외경제TV를 인수했으며 부영그룹은 2016~2017년에 걸쳐 한라일보와 인천일보를 인수했다. 부원건설은 2014년에 브릿지경제를 창간하기도 했다.
토지를 매입하고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언론을 상대하는 대외활동은 매우 중요한 일에 해당한다.
현재 호반건설은 상징성을 갖는 서울 강남지역에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번번이 인지도 차이로 무산된 바 있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공공택지 개발사업이나 자체개발사업을 많이 진행하며 언론사가 지닌 신뢰도와 영향력을 중요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