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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쌍용차 전기차로 일어날까, 중국 홍광미니EV가 길 보여주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  2021-09-1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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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새 주인을 맞아 회생할 수 있을까?

쌍용차는 격변하는 모빌리티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많이 잃었다. 투자여력이 많이 상실된 상황에서 정면승부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쌍용차는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 모빌리티 격변에 뒤처진 쌍용차, 정면승부로 회생 가능한가

쌍용차 인수전 본입찰이 15일 진행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11개 기업 가운데 7개 기업이 예비실사까지 마쳤다.

쌍용차가 새 주인을 맞게 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쌍용차에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비전으로 쌍용차의 경쟁력을 회복할 것인지에 있다.

쌍용차는 모빌리티 격변에 변화의 시동조차 제대로 걸지 못했다.

모빌리티 격변의 흐름은 크게 CASE(연결성, 자율성, 공유성, 전동화)로 압축된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다양한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쌍용차는 사실상 소외됐다.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없었다.

쌍용차 연구개발 비용은 총금액 기준으로 2019년 1897억 원, 2020년 1565억 원, 2021년 상반기 561억 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는데도 힘겨워했다. 쌍용차는 애초 늦어도 2020년 하반기에는 첫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지만 10월에야 첫 전기차 ‘코란도이모션’이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흐름을 살펴볼 때 쌍용차의 코란도이모션 출시는 많이 늦은 편이다.

쌍용차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시장의 주요 전장에서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성차업계와 IT기업 등 자동차산업 전반을 둘러싼 합종연횡의 흐름에 올라타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쌍용차의 새 주인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 쌍용차를 인수할 주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정면승부를 걸 만한 엄청난 자금력을 보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쌍용차라는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필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쌍용차가 또 다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이미 중형SUV와 대형SUV분야에서 사실상 현대차기아에 시장을 내줬다. 그나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던 픽업트럭시장에서도 한국GM의 콜로라도 등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남은 선택지는 틈새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기아가 진출하지 않는 시장이 쌍용차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쌍용차가 소형트럭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현대차의 1톤 소형트럭인 포터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한 수요가 있어 매년 판매량 1~3위에 오른다.

포터의 대체제로 기아의 봉고밖에 없는데 쌍용차가 픽업트럭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던 만큼 도전할 만하다.

대형 전기버스시장도 가능성이 있다.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로 꼽히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기에 쌍용차의 제조경험을 얹으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쌍용차는 과거 덤프트럭과 고속버스와 같은 대형상용차로 사세를 키운 경험도 있다.

◆ 테슬라를 이긴 자동차도 있다, ‘무주공산’ 중저가 전기차시장에 힌트 있다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홍광미니EV의 사례는 쌍용차에게 실마리를 준다.

홍광미니EV는 2020년 6월 중국에서 출시된 전기차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 우링자동차 등 세 회사의 합자회사인 우링홍광(SGMW)이 만든다. 우링홍광의 지분율은 상하이차 50.1%, GM 44%, 우링차 5.9% 등이다.

홍광미니EV는 파격적 가격으로 전기차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1년 9월 기준으로 최저가격이 2만8800위안으로 원화 516만 원가량에 불과하다. 모든 옵션을 포함한 최고가격도 3만9100위안, 원화 700만 원 수준이다.

홍광미니EV는 경쟁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압도적 가격 경쟁력 덕분에 2020년 하반기에만 모두 약 12만 대 판매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올해도 매달 평균 3만 대가량 판매되며 중국에서는 이미 테슬라의 판매량을 앞서고 있다.

상하이차와 GM이라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홍광미니EV라는 전기차를 출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전기차시장은 테슬라로 대변되는 고급차시장(최소 6천만 원대에서 1억 원 이상)과 테슬라를 쫓으려는 주요 완성차기업들의 대중차 시장(최소 4천만~5천만 원대)로 이루어져 있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 보니 대부분 나라에서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사려면 최소 4천만 원가량은 지불해야 한다.

상하이차와 GM은 이에 착안했다.

2020년 기준으로 중국의 1인당 연간 평균소득이 3만 위안(약 900만 원)에 이르지만 6억 명의 월수입은 고작 1천 위안(17만 원)에 불과하다. 쉽게 전기차 구매에 접근하지 못하는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면 중저가 전기차로도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중저가 모델이라 내외관이 저렴해보이고 성능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상품성도 놓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저가모델이 2인승이라는 한계를 넘어 4인승으로 만들어졌다는 점, 도심에서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는 항속거리(120km와 170km 모델로 양산) 갖췄다는 점 등이 홍광미니EV의 강점이다.

홍광미니EV의 사례는 쌍용차에게 회생의 힌트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중저가 전기차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르노삼성차의 트위지, 쎄미시스코의 스마트EV 등이 출시돼 있긴 하지만 소형인 2인승 차량이기 때문에 대중의 선택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저가 전기차시장에 들어갈 가능성도 낮다. 다양한 볼륨모델에 대응하고 있을뿐 아니라 수소차와 미래 모빌리티, 나아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같은 다양한 전선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중저가 전기차시장에 쏟아부을 힘이 부족하다.

현대차기아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품질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에 중저가 전기차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한국의 중저가 전기차시장은 주인이 없다는 얘기다. 쌍용차는 생존이 최대 과제인데 완성차시장에 정면승부를 하기 보다는 이런 무주공산에 승부를 거는 것이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저가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점도 장점이다. 우링홍광은 홍광미니EV를 만드는데 단 12개월 밖에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실제로 과거에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냈다. 쌍용차는 2015년만 해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소형SUV시장에 티볼리라는 차를 출시하며 한국에 소형SUV 열풍을 만들어냈다. 

◆ 쌍용차의 암울했던 지난 15년, 미래는 다를까?

쌍용차가 생존에 성공하는 것은 국내 완성차업계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15년 동안 해외기업 매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실직했던 아픔을 겪었던 회사인 만큼 생존에 대한 사회적 의미도 남다르다.

쌍용차가 새 주인을 만난 뒤 어떤 생존전략을 통해 살아남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암흑기를 지나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는 1954년 설립돼 7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오래된 완성차기업이다. 1988년 쌍용그룹 품에 안긴 뒤 국내를 대표하는 독보적 4륜구동 자동차 기업으로 명성을 쌓았다.

코란도와 무쏘 등 국내를 대표하는 SUV 모두 쌍용차의 손에서 탄생했다.

쌍용차는 1997년 10월 플래그십 세단인 체어맨을 시장에 선보이며 고급세단시장까지 넘봤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쌍용차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쌍용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됐지만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렉스턴의 성공으로 흑자를 내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되면서 경영이 더 악화하기 시작했다. 상하이차가 신차 개발을 하지 않고 쌍용차의 기술을 빼가는데만 집중하면서 주력SUV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추월당했다.

쌍용차는 200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후 대량 해고사태가 벌어지면서 노동자들이 옥쇄파업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자살했는데 이는 ‘쌍용차 사태’라는 이름으로 국내 완성차기업 역사에 남았다.

쌍용차는 2010년 10월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절치부심해 내놓은 티볼리가 2015년 출시된 뒤 돌풍을 일으키면서 2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2017년에는 한국GM과 르노삼성차를 제치고 내수시장 3위에 오르며 옛 명성을 되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선 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했고 결국 마힌드라그룹이 두 손을 들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서게 됐다. [채널Who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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