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에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은 증권사들도 중개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성장성이 기대되는데 SK증권이 경쟁우위를 다져 장기적으로 수익 다변화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10일 SK증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에 참여하면서 ESG경영에 힘쓰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SK증권은 2018년부터 ESG경영의 일환으로 해외배출권 개발사업에 투자를 해왔다"며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조성자업무도 ESG경영의 연장선상에서 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이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업체는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배출권(배출허용량) 가운데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서 내다팔 수 있다.
SK증권은 앞서 2018년 6월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해외 온실가스 배출권(CER)사업에 진출하며 한국중부발전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초로 국내 거래가 가능한 배출권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중개회사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배출권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SK증권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등 제3자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측면보다는 시장이 활성화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증권사 등 제3자에 온실가스 배출권 중개업무를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고시를 8일 행정예고했다. 이를 통해 배출권 수급 불균형과 가격 급등락 등 문제점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 3개 증권사가 5월16일부터 시장조성자로 참여한 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급격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환경공단이 2021년 8월에 내놓은 '배출권거래제&탄소시장 정보지 ETS 인사이트(Insight) 제 39호'에 따르면 1분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대금은 383억 원이었으나 2분기 1097억 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시장조성자와 중개회사는 그 역할에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도와 시장의 유동성을 높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개회사의 참여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성자는 환경부와 계약을 맺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서 매수 및 매도호가를 제시해 호가공백을 해소하는 등 의무를 진다. 반면 중개회사는 환경부와 계약이나 별도의 지정절차 없이 자기매매, 위탁매매, 시장정보 제공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돕는다.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이 성장하면 시장조성자로 참여하고 있는 SK증권에게도 향후 부가적 수익 창출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중개업자로 참여하는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매매를 통한 수익을 낼 수 있다.
SK증권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2곳과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에 시장조성자로 참여하고 있다. SK증권은 온실가스 배출권과 관련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2021년 5월 시장조성자로 지정됐다.
중개업자로 참여하는 증권사들은 과도한 시장점유 방지를 위해 자기매매를 할 때 배출권을 20만 톤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에 반해 SK증권 등 시장조성자3사가 배출권을 100만 톤까지 보유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2015년에 처음 조성된 뒤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량은 2015년 566만 톤, 2016년 1197만 톤, 2017년 2626만 톤, 2018년 4751만 톤, 2019년 3808만 톤, 2020년 4401만 톤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2015년 1월12일 개장 첫날 톤당 8640원에서 9월9일 3만 원으로 올랐다.
SK증권은 2021년 6월 말 연결기준으로 자기자본 6178억5천만 원으로 업계 20위 안팎에 머물고 있다.
최근 MS상호저축은행 인수, 자체 블록체인 금융 플랫폼 구축, 스마트시티 개발 등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