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1-09-10 11: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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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왼쪽)이 10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애론 사운더스 CTO와 함께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회의 화면캡쳐>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버트 플레이터 CEO(최고경영자)가 현대차그룹과 시너지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플레이터 CEO는 10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온라인으로 애론 사운더스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 경쟁력과 앞으로 사업계획 등을 설명했다.
플레이터 CEO는 “현대차그룹은 제조, 공급, 운영,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지닌 회사다”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나아갈 보스톤다이내믹스의 훌륭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통합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상당한 잠재 협력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업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물류와 공장자동화 등을 꼽았다.
플레이터 CEO는 “물류사업 확장은 현대차그룹의 관심과 일맥상통하고 미래 공장은 가치있는 사업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기회가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하고 고려해 현대차그룹과 협업해 유망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현대차그룹이 6월 1조 원 가량을 들여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한 뒤 국내에서 진행된 첫 기업설명회로 플레이터 CEO 등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진의 한국 방문을 맞아 이뤄졌다.
플레이터 CEO와 사운더스 CTO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내년 출시할 물류로봇 ‘스트레치’,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를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스팟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여름 출시한 첫 상업제품으로 지금껏 수백 대가 판매돼 산업현장에 투입됐다.
건설현장, 화학공장, 원자력시설 등 주로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위험한 산업현장을 점검하며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통해 산업시설의 안전성과 정확도, 신뢰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플레이터 CEO는 이날 스팟을 직접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데리고 와 뛰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스팟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출시한 팔 개념의 ‘스팟 암(Spot Arm)’을 처음 시연하며 팔과 몸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강조했다.
▲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왼쪽)가 10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스팟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스트레치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창고 자동화를 위해 특별 제작한 로봇으로 현재 5~6개 가량의 물류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시범 프로젝트를 거쳐 내년 하반기 정식 출시된다.
창고나 컨테이너 등에서 물류 상자를 옮기는 이동형 로봇으로 한 번에 50파운드(23kg) 이상을 들 수 있고 시간당 800상자 가량을 처리할 수 있다.
아틀라스는 1.5미터 높이에 89kg 무게의 사람모습의 로봇으로 걷고 뛰고 춤추는 것은 물론 복잡한 기계체조 동작도 가능하다. 아직 상용화 계획은 없지만 지속해서 연구 플랫폼으로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플레이터 CEO는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로봇을 만든다는 공동의 목적의식을 지니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깊은 전문성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업 전반에 걸친 성장과 규모 확장 과정에 큰 장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학내 벤처기업으로 설립돼 2013년 구글, 2018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가 올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