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의 의지를 실어 제조업기업들의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은 최근 ‘탈석탄금융’을 선언하고 ESG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탄소감축을 위한 금융지원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NK경남은행은 8월 저탄소에너지 관련 친환경경영 우수기업에 대출한도와 금리에서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퓨처스 챔피언 프로그램’과 ‘E-그린 론’ 상품을 내놓았다.
7월 말에는 경남 창원에서 착공한 총 투자비 950억 원 규모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인 수소액화플랜트사업에 610억 원을 투자했다.
BNK부산은행은 6일 지난해 11월 지역은행 최초로 발행한 ESG채권의 사후보고 인증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T1등급을 받았다. 이 채권은 1천억 원 규모로 발행돼 온실가스 감축사업 지원 등에 사용됐다. 6월에는 ‘ESG 우수기업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두 은행은 친환경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ESG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등 5개 다른 계열사들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 인수 및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등에 친환경금융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주요 기업고객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제조업 중소기업들인데 철강, 화학, 석유업종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표적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이 많다.
한국에너지공단이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높은 업종은 철강이 38.3%로 1위를 차지했고 화학 17.4%, 석유정제 10.8%, 전자부품 7.5%, 금속가공 2.4%, 자동차2.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업종은 경상도지역의 핵심 주력산업이다. 하지만 ESG경영이 보편화된 대기업들과는 달리 이런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생산 활동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2월 발표한 중소벤처기업의 탄소중립 동향조사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의 80.6%는 탄소중립 대응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5.1%를 차지했다. 저탄소 전환 애로사항에 관해서는 응답기업의 44.3%가 저탄소 전환비용 부담을 꼽았다.
김 회장은 탄소배출 비중과 친환경 전환 수요가 높지만 여력이 되지 않는 지역기업들에게 금융지원을 통해 저탄소 친환경 전환을 이끌어내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6월 전 계열사 ESG 선포식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서 동남권 그린뉴딜 및 친환경사업 등에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기후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BNK금융그룹의 ESG금융 확대는 최근 ESG 우수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국민연금은 최근 ESG경영 책임투자 규모를 100조 원 이상으로 늘렸다. 2020년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운용규모 834조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에 이르렀다.
2017년 1%대, 2018년, 2019년 4%대에서 큰 폭으로 올랐는데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이 비중을 50%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2021년 하반기에 ESG 평가 가이드라인인 K-ESG 지표 마련도 추진하며 ESG 평가에 무게를 두려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일원화된 ESG평가지표가 없어 객관적 기업의 ESG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ESG평가 순위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NK금융그룹이 지역에서 ESG금융 성과를 등에 업고 ESG지표가 높아지면 연기금 투자 등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 및 주가 상승 등도 기대해볼 수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