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지 케어젠 대표이사가 황반변성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당조절 건강기능성 음료를 먼저 내놓고 매출을 거둬 신약 개발을 뒷받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9일 케어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안으로 혈당조절 건강기능성 음료 ‘디글루스테롤’의 개별인정형제품 허가를 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디글루스테롤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수용체의 민감도를 높여 인슐린 기능을 정상화하는 음료수 제품이다.
케어젠은 디글루스테롤을 제2형(췌장세포 파괴로 발생한 당뇨병)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워뒀다.
정 대표는 디글루스테롤을 놓고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당뇨병 치료제가 지닌 저항성문제나 저혈당 쇼크(혈당이 낮아져 의식을 잃는 상태) 등의 부작용이 없고 기존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당뇨병 및 다이어트기능성 음료의 글로벌시장 규모를 2021년 기준 7조 원으로 추정한다.
케어젠은 2001년 8월에 설립해 2015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펩타이드(50개 이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 기반 미용 제품, 의료용품 제조·판매 회사다.
신규사업으로 혈당조절용 건강기능식품과 코로나19 치료제, 황반변성치료제, 동물전문의약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케어젠 관계자는 "디글루스테롤 품목허가를 위한 모든 자료를 이미 식약처에 보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선 국내부터 판매를 시작해 나중에는 수출도 추진할 계획인데 매출이 잘 나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케어젠은 2022년부터 황반변성치료제 후보물질인 'P5'의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품(FDA)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과도한 신생혈관이 만들어져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안구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20년 기준 37만2110명에 이른다. 2015년 환자 수인 19만740명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케어젠은 안구에 과도한 신생혈관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VEGF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후보물질 P5을 개발하고 있다.
케어젠은 후보물질 P5가 펩타이트 기술로 만들어져 몸 안에서 분해돼 부작용이 없으며 점안액(안약) 형태로 안구의 유리체까지 약물이 전달돼 황반변성의 치료와 함께 예방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황반변성치료제 제품들은 주사제 형태로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공포감도 높아 저항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케어젠의 치료제는 점안제 형태로 투약 편의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케어젠은 앞서 6월 임상시험 승인신청과 규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 GCT와 임상시험수탁계약을 맺고 황반변성치료제 후보물질 P5의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미국·유럽 등 주요 9개 국가의 황반변성치료제시장 규모가 2018년 82억 달러(약 9조6천억 원)에서 2028년 187억 달러(약 21조9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치료제 후보물질의 개발방향은 기존 치료제보다 더 뛰어난지를 중점으로 한다”며 “주사제에 관한 공포감이 상당한 황반변성치료제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대표는 미국 코넬대학교 애니멀 사이언스(Animal Science) 이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에서 박사 후 연구과정(Post-Doc)을 마쳤다. 그 뒤 2001년 케어젠을 창업했다.
정 대표는 현재 케어젠 주식 682만7058주(63.5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