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것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실험이 될 수 있다고 미국언론이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8일 “비트코인의 12년 역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실험이 시작됐다”며 “다만 초반부터 험난한 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7일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엘살바도르에서 사용되는 공식화폐는 미국 달러인데 비트코인도 법정화폐로 지정되면서 현지에 있는 모든 상점은 반드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지정된 첫날부터 비트코인 지갑 플랫폼이 이상을 겪어 일시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났다.
7일 미국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하루만에 1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가상화폐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모두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활용에 따른 결과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며 “실험이 성공적이라면 다른 남미 국가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비트코인을 달러로 바꿀 수 있는 자동화기기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는 등 비트코인 거래 활성화를 적극 주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엘살바도르 국가경제는 해외에서 달러로 벌어들이는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활용이 수수료 감축으로 이어져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정을 두고 급격한 시세 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가상화폐는 매력적이지만 아직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특히 엘살바도르와 같이 경제상황이 불안한 국가에는 위험이 더 크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