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가 법인 설립 7년이 된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인기 브랜드 척도인 ‘1만 대 판매클럽'에 진입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 수입차시장에 발 빠르게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전동화전략에 힘을 실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국내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포르쉐코리아가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수입차협회 집계를 보면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6721대 차량을 팔았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5.1% 늘었다.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매월 820대 이상 판매한다면 연간 1만 대 이상 판매하는 브랜드를 일컫는 ‘1만 대 클럽’ 타이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1만 대 판매클럽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섰을 때 따라붙는 별칭이다. 판매량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다졌는가를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포르쉐코리아가 좋은 판매성과를 올린 비결로 게어만 대표의 발빠른 전동화전략이 꼽힌다.
게어만 대표는 4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본사의 ‘전략 2030(Strategy 2030)’에 맞춰 전기차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출시한 전기차 타이칸이 인기를 끌며 새로운 ‘효자’ 차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등 다른 수입차업체와 비교해 발 빠른 전동화전략이 국내 판매량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타이칸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모두 1026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포르쉐 전체 판매량에 비춰보면 전기차 비중은 15.26%에 이른다.
2분기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아직 4% 선에 머문 것과 비교된다.
세부 모델별로는 2020년 11월 국내에서 공식 출시된 타이칸 4S는 893대, 올해 출시된 타이칸 터보는 75대, 타이칸 터보S는 58대 판매됐다.
국내 전기차시장은 일반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고가차량들의 인기는 보조금을 받는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게어만 대표가 과감하게 전기차 국내 출시를 결정한 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타이칸의 국내 가격은 1억4천만 원으로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조금정책에 따르면 지원금 대상이 되지 않는다. 차량 가격이 9천만 원을 넘으면 보조금을 하나도 받지 못한다.
게어만 대표는 2019년 9월 포르쉐코리아 대표에 취임한 이후 전동화 전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가 외부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공식 행사도 포르쉐코리아의 타이칸 사전출시 행사였다.
게어만 대표는 타이칸 출시행사에서 "포르쉐는 e-모빌리티시대에서도 가장 스포티하고 혁신적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며 "한국의 전기차시장 안착화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는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대부분 차량 가격이 1억 원을 넘는 만큼 포르쉐코리아가 매출실적 신기록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7779대 차량을 판매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
포르쉐코리아는 2020년 매출 1조109억 원, 영업이익 3864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08.77%, 영업이익은 37.55% 급증했다.
특히 국내에서 전기차 전략이 힘을 받는다면 게어만 대표로서는 포르쉐 본사 차원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게어만 대표는 2019년 9월 포르쉐코리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2020년 포르쉐코리아를 통해 포르쉐 해외법인 가운데 판매량 5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포르쉐와 모그룹 폴크스바겐의 중장기 비전인 전동화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경영자로서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포르쉐 본사는 올해 초 '전략 2030'을 내놓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게어만 대표는 미디어데이에서 “본격적으로 전동화시대를 맞이했다”며 “앞으로 포르쉐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