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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고발청부 의혹’ 경선 뒤흔드나, 홍준표 지지율 역전할지 주목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9-03 15: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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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재직 때 야당에 범여권 인사들에 관한 고발을 청부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후보 경선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치명적일 수 있는 새로운 의혹이 더해진 탓에 윤 전 총장을 향한 야권 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와 맞물려 지지도 역전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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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3일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고발청부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면서 대선에 미칠 파장을 계산하는 데 분주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고발청부 의혹을 놓고 “우리 당 후보의 개입이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는 “당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고발청부 의혹은 그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차장검사)을 통해 범여권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에 관한 형사고발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청부했다는 것이다. 뉴스버스가 2일 이 내용을 처음 보도한 뒤 파장이 일파만파 번져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의혹 제기를 놓고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고발청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윤 전 총장은 검찰권력을 사유화했을 뿐 아니라 정치에 불법 개입했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며 대선 도전에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본다. 권력기관을 사유화한 셈이라 대선후보 자격까지 의심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의혹의 진위 여부가 명쾌하게 가려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의혹의 당사자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이를 입증해 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더구나 이 의혹과 관련한 법무부와 검찰의 후속 조치가 정권 차원의 유력 야당후보 탄압으로 비춰질 여지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일이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반문재인’이 결집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 말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판사 사찰 의혹 등을 받으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지만 되레 대선후보 지지도가 상승한 적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국면에 돌입한 만큼 보수야권이 이전처럼 윤 전 총장을 일사분란하게 엄호하기보다는 검증 쪽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국민의힘 안에는 경선후보들을 중심으로 윤 전 총장을 향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3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검찰총장이 모르는 상태에서 검찰 중간간부가 그렇게 할 수 있었겠나 싶은 생각”이라며 “총장 시절 알고 있었는지, 지시했는지 진위와 관련해 본인이 명쾌하게 밝히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국회에서 고발청부 의혹 관련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가 고발하도록 지시하거나 묵인했다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며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민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전 총장이 고발을 청부했으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과거 독재정치 아래에서 국가정보원 같은 곳에서나 했을 법한 정치공작”이라고 지적했다.

장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증거를 대라’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과 관련해 “범죄자들이나 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배째라는 식으로 끌려가 결국 윤 후보가 야권의 본선 후보가 된다면 백전백패의 카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 조사기관의 9월 1주차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19%의 응답을 받으며 윤 전 총장(22%)과 격차를 오차범위 안으로 좁혔다.

이런 흐름을 놓고 윤 전 총장 쪽은 민주당 등 여권 지지층 다수가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을 고르는 ‘역선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나 진보성향 지지층이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을 고른 정황이 확인되는 만큼 윤 전 총장 측 얘기가 아예 틀리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역선택만으로 홍 의원의 상승세를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4개 여론 조사기관의 9월 1주차 여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홍 의원은 지난주와 비교해 3%포인트 오른 10%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동률을 이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 윤 전 총장은 19%로 집계됐다.

여야 후보를 모두 나열한 만큼 역선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조사에서도 홍 의원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8월30~9월1일 사흘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1012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아직 윤 전 총장은 지지도에서 홍 의원을 제법 앞서 있는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흐름이다.

윤 전 총장을 오랫동안 지지도 정체국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반면 홍 의원은 상승 바람을 타고 있다.

홍 의원의 지지도가 윤 전 총장의 지지도를 넘어서는 이른바 ‘골든 크로스’에 도달한다면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급속도로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기반은 오랫동안 다져진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기 보다는 대세론에 휩쓸려 모여 든 폭넓은 야권 지지층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터진 고발청부 의혹과 같은 변수 하나가 야권 경선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뜻밖에 클 수도 있는 이유다.

홍 의원은 상승세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진보에 노무현이 있다면 보수에 홍준표가 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국회의원들이 곁에 없어도 뚜벅뚜벅 내 길을 간다. 당원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을 간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60대 이상과 TK(대구 경북)만 평정되면 경선은 끝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초반 한 자릿수 지지도에 머물렀지만 상승세를 타고 최종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당내 대세론은 이인제 후보였는데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후보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인제 후보 역시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당 밖에서 들어온 대세론 주자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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