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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 유승민, 새누리당 공천의 미아 신세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6-03-16 20: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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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척간두' 유승민, 새누리당 공천의 미아 신세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놓고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유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니 대구지역의 민심과 비박계의 집단행동 등 후폭풍이 무섭고 공천을 하자니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를 인정하는 꼴이라서 두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6일 “오늘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여부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우리 내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더 여러 방면에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출범 42일째인 이날까지 공천심사 결과발표를 통해 사실상 지역구 후보 공천작업을 마무리했다.

전체 지역구 253개 가운데 250개 지역에 대해 우선추천 또는 단수추천, 경선대상 등을 결정했다. 전체 지역구 가운데 아직 공천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곳은 호남 2곳과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정됐던 최고중진연석회의 대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최고위는 2시간 반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유 의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공천심사 발표를 앞두고 주변과 연락을 단절하고 칩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대구경북을 정치적 기반으로 튼튼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 의원과 가까운 조해진 의원을 비롯해 류성걸, 이종훈, 홍지만 의원 등을 모두 공천에서 배재했다.

유 의원은 한때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이었다.

박 대통령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낼 때 유 의원을 비서실상으로 발탁했고 이후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유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는 등 박대통령과 유 의원은 돈독한 관계를 보여줬다.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은 2011년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시작했다. 유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고 당색을 빨간색으로 변경하는데도 강하게 반대했다.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의 관계는 지난해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유 의원은 2015년 초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로 뽑혔다. 유 의원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의 정책기조와 불협화음을 냈다.

유 의원은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청와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절차를 거치는 대신 시행령 등 행정입법을 통해 국정을 운영했는데 국회법 개정안은 박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법안이었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의원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친박계 의원들이 유 의원에 대해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했고 유 의원은 결국 지난해 7월 원내대표에서 사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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