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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소송에 궁지 몰린 남양유업, 홍원식은 무슨 카드 꺼낼까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  2021-08-31 15: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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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소송에 어떻게 대응할까?

한앤컴퍼니는 매도자인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이유 없이 계약이행을 지연하고 남양유업이 희생되는 무리한 사항들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주식매각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31일 투자은행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계약만 이행하면 소송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내보였음에도 홍 전 회장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맞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계약조건이나 계약이행 여부 등을 놓고 봤을 때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사이 소송전이 벌어지면 한앤컴퍼니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막상 소송전으로 이어졌을 때 지게 될 부담은 한앤컴퍼니가 훨씬 크다.

사건 종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은데 한앤컴퍼니로서는 준비해둔 남양유업 지분 매입대금이 묶이게 되는 등 남양유업과 비교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사모펀드 특성상 소송문제에 얽매이게 되면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출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앤컴퍼니로서는 이길 확률이 100%라고 해도 소송전보다는 잡음 없이 거래를 마무리하는 게 이득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홍 전 회장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다만 홍 전 회장이 맞소송으로 대응하면서까지 협상력을 높여 한앤컴퍼니로부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계약내용에 있는 ‘선행조건’이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사이 핵심쟁점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전 회장이 지금 상황에서 유일하게 들이밀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홍 전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와 한앤컴퍼니가 5월27일 주식 양수도계약(SPA)을 맺은 뒤 남양유업이 공시한 ‘남양유업의 최대주주 보유주식 매매계약 체결’의 계약내용을 보면 대금 지급시기에 이런 조건이 달려 있다.

‘선행조건이 완료된 뒤 13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이나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으면 2021년 8월31일을 넘기지는 못한다.’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는 선행조건의 충족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사실상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을 종결할 수 없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홍 전 회장측은 당초 7월30일 열기로 했던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를 9월14일로 미루면서 ‘주식매매계약 종결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다.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는 “소송 때문이 아니라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하는 일과 관련해 매도인의 뜻을 밝히거나 계약이행과 관련해 협상을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반면 한앤컴퍼니는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를 소집했다는 것은 이미 매도인이 계약종결 조건이 충족됐다고 여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행조건이 충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행조건은 현재로서는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되는데 하나는 남양유업 매각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홍 전 회장의 두 아들 거취문제다. 

한앤컴퍼니가 ‘회사의 희생이 요구되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표현한 점에 비춰볼 때 홍 전 회장이 두 아들의 경영참여 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조건을 걸었을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남양유업이 매각까지 온 이유가 당초 남양유업 오너일가의 폐쇄적 경영체제 등에 있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주식 양수도계약(SPA)을 맺기 하루 전인 5월26일 홍 전 회장의 두 아들은 남양유업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했다.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고 둘째 아들인 홍범석 상무는 외식사업본부장 상무로 승진했다. 

홍 전 회장이 4일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것과 완전히 배치될 뿐 아니라 홍진석 상무는 4월 회사 차를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회삿돈을 유용한 의혹을 받아 보직 해임된 지 2달도 채 되지 않았다.

한앤컴퍼니가 30일 낸 입장문에서 “매도인 측은 거래종결이 연기된 뒤 계속된 문의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매도인 일가의 이익을 위해 남양유업이 희생되는 무리한 사항들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이 단순히 남양유업 매각가격을 높이려고 계약종결을 미루는 것으로 보는 시선도 투자은행업계에서 나온다.

매각 결정이 너무 섣불렀고 남양유업 지분을 너무 헐값에 넘긴 것 아니냐는 말도 적지 않다. 홍 전 회장 등 남양유업 오너일가는 남양유업 보통주 37만8938주(53.08%)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2916만 원(1주당 82만 원)에 넘겼는데 2021년 2분기 말 기준 남양유업이 보유한 유형자산만 3604억 원으로 매각가격과 맞먹는다. 

남양유업의 디저트카페 브랜드인 ‘백미당’이 매각범위에 포함되느냐 여부를 놓고 협상을 시도해보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백미당은 홍 전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고문이 브랜드 출시 때부터 관여하고 둘째 아들인 홍범석 상무가 2009년부터 이끌면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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