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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 자금 충분, 구본준 시스템반도체 확장 위해 인수합병 나서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8-26 13: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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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LX세미콘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한 인수합병에 나설까?

LX세미콘의 인수합병은 시스템반도체제품군을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LG그룹에 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LX세미콘 자금 충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7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본준</a> 시스템반도체 확장 위해 인수합병 나서나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이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는데 LX세미콘 사업보고서를 보면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LX세미콘은 상반기 별도기준 7873억 원에 이르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자산은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매출채권 등 재무제표 작성일 기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LX세미콘 지주사인 LX홀딩스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 1600억 원가량을 들고 있어 필요할 경우 LX세미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이 보유한 수천억 원대 자금은 반도체업계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탄으로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한 번 투자에 수 조 원을 집행하곤 한다.

하지만 LX세미콘은 생산시설을 따로 두지 않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이라는 점에서 투자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기술 확보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인수합병 상대를 물색하는 데도 적용될 수 있다. 기술과 인력만 갖춘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과 비교해 일반적으로 인수자금 부담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X세미콘가 보유한 자금력 범위 안에서 팹리스 인수합병이 이뤄진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미국 팹리스 LAMD를 2870억 원에 인수해 저장매체용 컨트롤러칩기술을 흡수했다. 

일본 전자업체 로옴은 2015년 아일랜드 팹리스 파워베이션을 7천만 달러(약 812억 원)에 사들여 전력관리칩(PMIC)시장에 진출했다.

또 LG그룹이 2014년 LX세미콘(당시 실리콘웍스) 지분 20%가량을 처음 확보했을 때는 840억 원가량이 들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도 LX세미콘을 앞세워 인수합병을 추진할 경우 기술 경쟁력이 있는 팹리스를 우선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이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반도체업계에서 나오는 까닭은 현재 사업구조가 특정 제품군과 고객사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LX세미콘은 상반기 기준 매출 87.9%를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서 거두고 있다. 이 디스플레이구동칩은 대부분 LG디스플레이에 공급된다.

물론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현재 가전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반도체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디스플레이구동칩 전문기업인 LX세미콘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밖에 없다. 새 기술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인 인수합병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구 회장이 직접 LX세미콘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놓고 봐도 인수합병 등 과감한 전략이 시행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구 회장은 5월부터 LX세미콘의 상근회장으로도 일하고 있지만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등 다른 LX홀딩스 계열사에는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시스템 반도체사업을 미래 LX그룹 핵심 포트폴리오로 본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7월 LX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LX만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일하는 방식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이름을 LX로 바꾼 데 머무르지 않고 LG그룹에 의존하지 않는 LX만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LX홀딩스는 이미 LG와 별도 지주회사로 분리돼 독립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구본준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지분 정리 등을 거쳐 법적으로도 LG그룹에서 완전히 계열분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계기로 인수합병을 비롯한 적극적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계열분리를 통해 기존 고객사 밖에도 추가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전장,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계열분리 절차가 완료된 뒤 성장에 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며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확장에 힘을 쏟고 있어 앞으로 국내 비메모리반도체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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