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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월드컵 장외전 'TV 전쟁'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6-12 1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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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 월드컵 장외전 'TV 전쟁'  
▲ 삼성전자는 광고모델로 홍명보 감독을 내세웠다.


축제가 아닌 전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월드컵을 앞두고 TV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분기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30%, 17%를 차지하며 1, 2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해에 TV 교체수요가 크게 증가한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글로벌 평판TV 판매는 전년보다 2배 늘었다. 남아공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에 31% 증가했다.

올해는 월드컵에 이어 오는 9월 아시안게임까지 앞두고 있어 국내의 TV 교체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특히 두 회사는 새로 출시된 UHD(ultra high definition) TV 시장에서 뜨겁게 부닥치고 있다.

◆ 삼성전자, 홍명보-김연아로 이어지는 화려한 광고전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지난 2월부터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메인 모델로 기용해 커브드 UHD TV 광고를 선보였다. UHD TV는 풀HD급보다 4배 이상 정밀한 화면을 볼 수 있는 TV다. 커브드는 곡면으로 휘어진 형태를 말한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월드컵 기간을 맞아 가장 밀고 있는 주력제품이다. 이번 달부터 이 제품을 구매하면 24시간 내에 가정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매장에서 이틀 전에만 TV 신제품을 구매하면 다음 날 가정으로 배송 및 설치가 완료돼 그다음 날 새벽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했다.

제품에도 월드컵과 관련된 기능을 실었다. 리모컨에 있는 축구공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축구 경기장의 녹색 잔디 색감이 더욱 푸르게 살아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 실시간 경기 영상을 보면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직접 선택해 동시에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최근엔 ‘크로스 카테고리(cross category)’라는 새로운 기업의 TV 광고도 선보였다. 크로스 카테고리는 서로 다른 제품을 한 광고에 노출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광고기법이다. 이 광고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김연아, 이상화, 박태환 선수 같은 스타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이 광고에 에어컨 등 다른 가전제품도 등장하지만 월드컵 기간인 만큼 ‘TV 앞에서 온 국민이 감독이 된다’라는 콘셉트로 TV가 메인이다.

홍명보 감독의 이름을 딴 ‘홍명보 스페셜 TV’도 지난달 출시했다.

가격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보급형 UHD TV의 출고가를 180만 원대로 낮췄다. 100만 원대 UHD TV를 출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삼성전자,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으나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UHD TV 대중화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월드컵을 앞두고도 TV시장이 일찍부터 달아오르며 TV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11일 브라질 전자제품협회는 올해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한 품목은 TV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상파울루 시립경기장 내 축구박물관에 65인치 커브드 UHD TV 5대를 연결한 원형극장 형태의 콜로세움 쇼케이스를 전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모니터, TV 등을 이 박물관에 후원하고 있다.

또 월드컵 출전국인 브라질과 멕시코, 칠레 국가대표팀과 공식 후원사 계약을 체결했다. 중남미 축구팬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삼성-LG 월드컵 장외전 'TV 전쟁'  
▲ LG전자는 광고모델로 손흥민 선수와 구자철 선수를 내세웠다.

◆ 보급형 UHD TV로 시장점유율 높이겠다는 LG


LG전자는 월드컵 특수를 이용해 UHD TV 점유율을 높이기로 했다.

LG전자는 2012년 84인치 UH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하지만 그 뒤 소극적 시장대응으로 소니와 하이센스 등 일본과 중국기업에 추격당했다. 그 뒤 삼성전자가 UHD TV 시장에 진출하자 삼성전자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LG전자는 최근 보급형 UHD TV를 출시하는 등 시장대응을 강화해 1분기 점유율 10.6%로 4위로 올라섰다. LG전자는 보급형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더 높이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주력상품은 부담없는 가격의 보급형 UHD TV”라며 “올해 UHD TV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흐름에 맞춰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상품을 먼저 전략적으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국가대표팀 손흥민과 구자철 선수를 광고모델로 앞세웠다. 이 광고는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촬영기법으로 화제가 됐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더 다양한 모델을 더 큰 폭으로 할인하고 있다. ‘초고화질 LG TV로 즐기는 축구 축제’를 주제로 ‘베스트 11 TV 모델’을 선정해 할인판매중이다. 또 UHD TV 16개 모델에 스포츠 특화 기능을 담았고 대표팀 성적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LG전자의 UHD TV 5월 판매량은 올 1월 대비 4배 이상 증가해 LG전자의 점유율 확대 노력이 어느 정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브라질에서도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LG전자는 브라질의 국민 브랜드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지만 TV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브라질 내 6개 공항에 200여대의 대형 TV를 설치하고 올해 3월 브라질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는 등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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