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케이뱅크와 시너지를 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BC카드는 큰 부담을 감수하고 케이뱅크에 투자를 해왔는데 케이뱅크가 본격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 사장의 전략을 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BC카드에 따르면 최 사장은 케이뱅크와 협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와 1금융권 은행인 케이뱅크가 협업을 통해 이뤄낼 수 있는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며 “중금리대출 신용평가(CB)모형 개발과 자체 신용카드 출시 등 두 회사 사이의 시너지 형성을 위한 시도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사업에 이용되는 신용평가모형에 BC카드의 광범위한 가맹체계의 금융데이터를 결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7월에는 케이뱅크와 손잡고 이례적으로 자체 신용카드인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출시했다.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중소 카드사에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고 가맹점 모집과 관리 등을 대행하며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던 만큼 사업.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 2분기 4년 만에 첫 흑자를 냈다. 2분기에만 200만 명가량 고객이 증가하며 본격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흥행하면서 케이뱅크 기업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12일 기준 케이뱅크의 주가는 1만2천 원으로 6월 유상증자 시점 주가였던 6600원과 비교하면 약 2배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BC카드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가치 역시 크게 뛰어올랐다.
BC카드는 그동안 케이뱅크의 본격성장에 앞서 상당한 자금을 감당해왔다.
6월 케이뱅크에 4250억 원을 출자하며 34%지분율을 유지했는데 이는 기존에 BC카드가 예상했던 2천억 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어서 부담이 컸다.
여기에 지난해 출자했던 자금까지 더하면 지난해와 올해 케이뱅크에 들어간 돈만 6560억 원에 이른다. BC카드는 케이뱅크 출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 매각도 했다.
BC카드는 2003년부터 18년 동안 장기 보유하던 마스터카드 지분 2천억 원가량을 매각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올해 2월 BC카드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됐다. BC카드를 금융 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고 수익 다각화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2021년 1분기 BC카드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 급감한 97억 원을 냈다.
2020년에는 순이익 596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보다 48%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홀로 역성장한 것이다.
BC카드는 카드 결제대행사업을 하는 만큼 다른 신용카드사들과 사업구조가 다르다.
오랜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력으로 독자적 가맹점망을 구축하기 어려운 증권사 같은 신규 고객사들을 유치하는 사업을 한다.
이 사업의 수익 의존도가 약 90% 수준인데 카드결제 수수료율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카드업계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와 온라인결제 비중 증가, 카카오페이와 같은 새로운 경쟁사의 등장으로 업황이 어려워지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