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데이터전략을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부사장과 황보현우 하나은행 상무가 책임지게 됐다.
카카오 등 빅테크 진영에 대항할 수 있는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해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 박근영 하나금융그룹 디지털총괄(CDIO)과 황보현우 하나금융그룹 데이터총괄(CDO). |
13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최근 황보현우 상무가 그룹 데이터총괄(CDO)를 맡게 됐다. 황보 상무는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도 겸직한다.
황보 상무가 맡은 데이터총괄은 하나금융그룹에서 부활한 직위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2018년 8월 데이터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장을 지낸 김정한 부사장에게 데이터총괄을 맡겼다.
김정한 부사장이 2020년 하나금융티아이로 옮긴 이후 그룹에 별도로 데이터총괄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에 황보 상무를 다시 기용했다. 그만큼 데이터분야 전략 강화 필요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황보 상무는 2019년 하나벤처스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합류해 김정한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외부출신 인사다. 데이터총괄에 계속 외부인사가 중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황보 상무는 이전에 한남대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 코오롱베니트 전문위원 등을 지냈고 서울시 빅데이터심의위원회 위원, 경기도 빅데이터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황보 상무는 연세대학교에서 정보시스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빅데이터전문가로 2018년에는 영국 캐임브리지국제인명센터(IBC)가 뽑은 100인의 전문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벤처스에서는 빅데이터·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기술자문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에 하나은행으로 옮기면서 그룹 데이터 전략을 총괄하고 제휴투자본부장을 맡아 기존과 유사한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7월에는 디지털총괄(CDIO)에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부사장을 새로 선임했다. 이전 디지털총괄이었던 한준성 부사장이 글로벌지급결제(GLN)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 단장으로 옮기면서 석 달가량 공석으로 있던 자리다.
박 부사장은 단국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와 1991년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했다. 주로 IT분야에서 근무했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산통합의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올 초까지 그룹 ICT총괄(CICTO)를 맡다가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황보 상무가 외부출신 전문가라면 박 부사장은 그룹에 30년 동안 몸담아 온 내부 전문가다. 내부와 외부 전문가가 나란히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역량 강화를 책임지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어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플랫폼금융을 강조했고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부회장 자리를 신설하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최근 카카오 등 빅테크진영과 경쟁에 신경을 쓰고 있다. 디지털분야 최고책임자를 보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김 회장은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오르자 임원회의에서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배워야 한다”며 “15개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대응하면 카카오뱅크 한 회사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13일 종가 기준 36조4천억 원 수준이다. 코스피 전체 11위, 금융업종 중에서 1위이며 하나금융지주(13조4천억 원)의 2.7배를 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