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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정인섭 기업가치 키우기 막중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1-08-12 15: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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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했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미국 태양광발전시장에서 사업기회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정인섭 기업가치 키우기 막중
▲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1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거꾸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김 회장의 세 아들의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를 향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동관 사장이 4.44%,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가 1.67%씩 지니고 있다. 김 회장이 지닌 한화 지분이 22.65%인 점을 고려하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사장, 김동원 전무, 김동선 상무가 각각 50%, 25%,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10월 두 회사가 합병하는 만큼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쥐게 된다. 

합병 이전에도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화에너지의 지분가치 비중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컸지만 합병 뒤에는 한화에너지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직접적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정인섭 대표로서는 김 회장 세 아들의 배당을 늘리거나 한화와 합병 가능성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한화에너지의 사업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 대표는 미국과 일본, 유럽, 호주 등에서 태양광발전소사업을 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 사업 확대의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발간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미국 재생에너지시장 및 에너지전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태양광발전 설치용량은 2019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1158MW(메가와트)로 집계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이 보고서에서 태양광발전이 미국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의 47%를 차지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에너지도 올해 1월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과 합작회사(JV)를 설립해 미국시장에서 태양광사업의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토탈은 이미 한화에너지의 손자회사 한화토탈의 지분 50%를 보유하며 한화그룹과 신뢰를 구축해놓은 데다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풍부한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어 한화에너지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토탈과 협력을 결정하며 "코로나19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미국 신재생에너지시장에서 안정적 확장과 지속가능한 사업을 기대한다"며 "이번 합작회사를 시작으로 미국 신재생에너지시장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태양광발전소 개발 뒤 운영사업과 매각사업 둘 다 균형 있게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전소 운영은 안정적으로 일정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발전소 매각은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수익을 한 번에 거둬 새 투자자금으로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확대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안정성과 자금회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의 다른 계열사 한화솔루션도 그린에너지부문인 한화큐셀을 통해 태양광발전소 개발, 매각사업을 하고 있지만 한화에너지와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를 직접 소유하게 된 만큼 태양광발전사업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한화에너지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화에너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21.3%로 2020년 연말 190%보다 높아진 점이 사업 확장에 약점으로 꼽힌다.

한화에너지 부채비율은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높다고 평가되는 만큼 정 대표로서는 이를 더욱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5월 "한화에너지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낮춰 잡고 향후 프로젝트 매각계획, 이익창출력 추이 등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며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요인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 150% 이하'를 들었다.

에이치솔루션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68.1%다. 이번 합병을 통해 한화에너지 부채비율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개발사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발전소 운영으로 안정적 이익을 내면서 좋은 기회가 온다면 매각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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