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소셜카지노게임사 스핀엑스의 인수 과정에서 단기차입금 증가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무거워지게 됐다.
넷마블은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보유 중인 다른 기업들의 지분매각 등을 해법으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넷마블이 스핀엑스 인수대금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면서 재무적 불안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모기업인 리오나르도인터랙티브홀딩스 지분 전량을 2조5천억 원 규모에 인수한다. 이 금액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넷마블 자기자본 5조5191억 원의 45.2%에 이른다.
넷마블은 9월17일까지 인수대금의 80%인 2조 원 규모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5천억 원 규모는 앞으로 4년에 걸쳐 나눠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은 8월 초 이사회를 열어 1조7786억 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 차입한 뒤 리오나르도인터랙티브홀딩스 인수에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넷마블에서 인수합병에 쓸 수 있는 현금·현금성자산이 1분기 연결기준으로 1조2800억 원에 머무르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자회사도 포함되는 만큼 전액을 인수합병에 쓰기도 힘들다. 1분기 기준으로 넷마블의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13억 원에 불과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넷마블이 인수대금 전액을 모두 외부에서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넷마블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월 기준 49.6%에서 92.5%로 상승한다.
순차입금 의존도도 -3.7%에서 17.9%로 오른다. 순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의 전체 차입금에서 보유한 현금·예금을 뺀 금액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재무안정성지표다.
이를 고려해 나이스신용평가는 단·장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는 등급감시 대상명단에 넷마블의 이름을 올렸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넷마블은 인수대금의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인 만큼 재무 안정성의 급격한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며 “스핀엑스 인수성과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러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넷마블이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집행임원은 6월 미디어행사에서 “단일 게임의 높은 매출 의존도라는 위험요소가 없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구조가 마련됐다면 어떤 개발자회사든 기업공개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네오는 넷마블 자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2021년 내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넷마블네오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나라’ 등 흥행작 2개를 개발한 자회사다.
넷마블몬스터도 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로 꼽힌다. 넷마블몬스터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마블 퓨처파이트’를 개발했고 ‘마블 퓨처레볼루션’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넷마블이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파는 것도 재무 안정성을 높일 방법으로 제시된다. 앞서 넷마블은 10일 카카오뱅크 지분 600만 주를 매각해 4천억 원 이상을 얻기도 했다.
넷마블이 보유한 다른 기업 지분을 살펴보면 하이브 19.3%, 엔씨소프트 8.9%, 카카오게임즈 4.3%, 카카오뱅크 1.94%다. 이 지분가치를 모두 합치면 4조 원을 웃돈다.
이를 고려해 한국기업평가는 스핀엑스 인수가 넷마블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넷마블이 자회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시장성 높은 보유 투자자산을 활용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재무지표도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