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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준석과 어정쩡한 관계, 중도층 이탈 걱정에 거리두기인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  2021-08-11 15: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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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접견하며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뒤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제대로 협조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맞부닥치지도 않는 어정쩡한 모습인데 국민의힘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중도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측과 이 대표의 신경전은 11일에도 이어졌다. 

‘친윤석열’로 꼽히는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을 내리 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글을 적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내리 누르고 있다는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곧장 정 의원이 쓴 글을 보도한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뒤 “돌고래(윤 전 총장)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당내 대선후보들)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고 받아쳤다.

그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을 하이에나로 빗댄 셈이다.

그러자 정 의원도 “오바마의 좋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 참 딱하다”라고 짧은 글로 대응했다.

이처럼 양쪽의 갈등이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지만 정작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의 갈등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1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재선의원들과 함께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와 갈등이 있을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 잘 소통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이 대표를 향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소설 아닌가. 추측이고”라며 “객관적 사실관계 없이 그냥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주변이 이 대표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윤 전 총장 본인은 이 대표에게 유화적 태도를 보인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기 전 이 대표의 입당 압박을 두고도 양쪽의 마찰이 심했지만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치맥회동’을 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과 이 대표의 관계를 두고 우의보다는 갈등관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사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갈등상황을 공개적으로 내비칠 수 없는 노릇이다. 당원으로서 당에서 불화를 일으키는 모습이 볼썽사나울 뿐 아니라 유력 대통령선거주자가 당대표에 관한 불만을 내보이는 것은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애초 국민의힘 입당문제를 중도지지층의 향방을 결부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에 가까워질수록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지지율 하락세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빨리 입당했지만 이런 고민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막상 국민의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지만 중도층 이탈 우려 탓에 깊숙이 중심부에 진입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꺼린다는 얘기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는 조짐도 보였다. 5·18 사형수로 알려진 김종배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며 5·18 광주묘지에 동행하기도 했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하자 곧장 지지 철회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하루 만인 7월31일 입장문을 내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아쉽고 실망스러울 뿐”이라며 “더 이상 지지할 수 없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 입당 기자회견에서 “입당 이후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안 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 입당하든 마찬가지”라며 입당 뒤에도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이제 스스로 당의 외연을 넓히고 종전에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내기 위해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윤 전 총장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쏘시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당내 지지기반이 단단하지 않다. 정치 경험이 많은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과 대결에서 한 순간 발을 헛디디면 거의 유일한 무기라 할 수 있는 지지도가 거품처럼 꺼질 수 있다.

특히 선두주자인 만큼 다른 주자들의 견제도 집중될 것이 뻔한데 당에서 정해준 룰과 일정대로 순순히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TV토론회에서 정책적 몰이해가 부각되기라도 하면 지지도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이 대표에게 윤 전 총장의 어정쩡한 태도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탓에 당내 경선을 관리하는 일에 김이 새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입당 뒤 원내 지지세력을 앞세워 지도부의 리더십을 흔드는 것 역시 이 대표로서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대표는 이 문제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당내에서 이 대표의 주도권에 관한 문제제기도 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이 대표가 공개토론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한 대목이다. 당 경선준비위는 후보자별 압박면접과 팀배틀 토론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이 대표가 당대표 후보시절부터 강조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당대표는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 내는 자리일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후보들에게 주도권은 넘기라는 압력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T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토론회 개최 방침과 당내 경선준비위원회의 월권 논란을 제기하며 “후보 측도 반발하고 최고위원인 나도 반발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막무가내로 일을 벌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토론회를 개최하고 후보들에게 나오라 하고 안 나오면 그것을 근거로 비판을 한다”며 “경선준비위 본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권한 밖 행위이고 이를 강행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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