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비사업업계에 따르면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이 경쟁입찰의 불발로 유찰돼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에 선정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마천4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단지이름을 ‘디에이치 클라우드’로 제안했다.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에서 많지 않은 큰 규모의 정비사업 가운데 한 곳으로 수주 여부에 따라 정비사업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어 윤 사장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남은 큰 규모의 정비사업은 노원구 백사마을(1953세대, 공사비 5800억 원)과 관악구 신림1구역(3961세대, 공사비 3천억 원), 마천4구역(1372세대, 공사비 3835억 원) 등이다. 사실상 마천4구역에 마지막 남은 큰 강남권 재건축사업인 셈이다.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은 송파구 마천동 323번지 일대 6만65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동, 아파트 1372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 측이 제시한 공사비 예상가격은 3835억 원가량으로 3.3㎡당 585만원이다.
마천4구역 재개발조합은 입찰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했다.
우선 단지 입찰을 놓고 일반경쟁이나 컨소시엄 형태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 입찰보증금 300억 원을 제안서 제출 전까지 150억 원 현금납부, 나머지 150억 원을 이행보증보험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해 조합 측의 입찰참여안내서도 직접 수령해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호반건설, 롯데건설, 효성중공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강남권인 송파구에 위치한 재개발 사업지인 데다 용적률도 297.7%로 적용돼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높게 적용되면 일반 분양할 수 있는 아파트가 늘게 돼 수익성이 좋아진다.
그러나 본입찰에는 현대건설만 참여했고 경쟁입찰의 불발로 유찰돼 재입찰을 거치게 됐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26조 2항에 따라 2회 이상 유찰되면 총회의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를 위해 각 건설사들은 영업인력을 배치해 수주확률과 사업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을 하지 않은 점은 사업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경쟁강도, 회사여건, 수주확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이 마천4구역을 따낼 확률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부터 현대건설이 마천4구역을 수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컨소시엄으로 입찰할 수 없는 특성을 고려하면 자체 브랜드파워가 우수한 건설사에 조합의 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송파 마천4구역을 수주하면 송파구 아파트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윤 사장은 앞으로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시공권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백사마을 재개발 시공사 선정은 10월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송파 마천4구역과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수주를 연이어 따내면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윤 사장은 2018년부터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아 주택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 주택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직접 조합원이 되는 과감한 전략으로 조합원 지지를 이끌어 내는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 사장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며 재개발·재건축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사업 수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에 디에이치 로고가 달린 현수막을 내걸면서 리모델링사업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할 뜻을 내비쳤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는 기존 2036세대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2341세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마천4구역은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며 “이번에 유찰된 점은 아쉽지만 재입찰에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