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프리미엄 골프웨어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올해 상반기 10~30대로부터 인기를 얻은 '새 명품'(신명품)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는데 골프웨어는 이준서 패션부문장의 새로운 승부수로 보인다.
2일 삼성물산 패션부문 안팎에 따르면 이 부문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골프웨어 사업을 캐주얼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의 이원화하는 전략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간판 브랜드 ‘구호’의 골프웨어 라인인 ‘구호골프’를 출시해 골프웨어시장의 고급화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구호골프는 구호만의 유럽스타일을 골프웨어로 녹여낸 브랜드로 현재 국내 골프웨어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미국 스타일 골프웨어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설명했다.
구호골프는 현재 2021년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한 28개 상품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이 밖에 삼성물산 쪽은 부족한 프리미엄 라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PXG어패럴, ECCO, WAAC, TINO5 등 해외브랜드를 도입했다.
2000년대 초부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빈폴골프’를 통해 30~40대 고객을 공략해왔다. 올해부터 SSF몰(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 등 온라인 유통채널 판매에 힘을 주는 등 매출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준서 부문장은 골프웨어를 향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골프웨어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종의 비대면 스포츠인 골프의 인기 급증으로 호황을 맞았다. 특히 20~30대 젊은 골퍼들이 유입되면서 골프웨어시장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골프웨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6월 내놓은 ‘KB자영업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국내 골프인구는 2019년보다 10.2% 늘어난 515만 명이며 이 가운데 MZ세대(1981~2010년 출생자) 비중은 전체의 22%인 115만 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삼성물산패션부문과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국내 대표 패션기업들이 실적 감소를 겪은 가운데 크리스에프앤씨, 까스텔바작 등 골프웨어 전문회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준서 부문장은 지난해부터 해외브랜드를 '새 명품'(신명품)으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비효율 브랜드를 철수하고 유통채널도 온라인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새 명품이란 ‘준명품’ 또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로도 불리며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10~30대 소비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브랜드를 말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텐꼬르소꼬모와 비이커 등 패션편집매장을 운영하면서 국내외 신진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했다. 이 과정에서 톰브라운, 메종키츠네, 르베르, 아미 등 주요 새 명품 브랜드의 국내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이런 성과가 올해 2분기부터 가시화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2분기 매출 4440억 원, 영업이익 430억 원을 올렸다.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2400% 각각 늘었다. 이에 삼성물산패션부문 임직원들은 2014년 제일모직과 합친 이후 7년 만에 100% 성과급을 지급받기도 했다.
이런 실적 증가는 신명품 브랜드들이 주도했다. 브랜드별 상반기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톰브라운은 지난해 2분기보다 41%, 메종키츠네는 96%, 르베르는 166%, 아미는 358%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하반기 MZ세대와 소통을 확대하고 브랜딩을 강화해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