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07-30 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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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그룹 계열사와 협력으로 대체육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최근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채식 관련 식품 시장 규모와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미래먹거리인 대체육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한국채식연합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20년 기준 100만~150만 명이며 이 가운데 비건(완전채식주의자) 인구는 50만 명에 이른다.
채식 인구가 2008년 10만 명에 불과했는데 10여 년 만에 1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건시장 규모가 2018년 이후 매년 평균 9.6%씩 성장해 2025년에는 240억600만 달러(약 29조 7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푸드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출시하고 첫 번째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을 내놨다.
대체육은 기술력에 따라 식감과 맛이 육류와 유사한 정도가 달라진다. 기존 대체육들의 단점으로 꼽히는 퍽퍽한 식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체육 제조기술을 5년 동안 연구해왔다. 그 결과로 주요 재료들의 배합비율과 온도 등에서 신세계푸드만의 최적조건을 찾아냈다.
신세계푸드는 국내 대체육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제조 기술력을 통해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송 대표의 자신감 밑바탕에는 그룹 계열사와 협력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제품 출시와 함께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를 사용한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의 판매를 시작했다.
송 대표는 ‘베러미트’ 출시일에 직접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대체육은 비건만을 위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기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며 “신세계푸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베러미트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대체육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대체육시장에 뛰어든 롯데푸드는 앞서 2019년에 자체개발한 대체육 브랜드를 내놨다. 앞으로 간식과 반찬류로 제품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F&B도 미국의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일찍이 대체육을 판매해왔다.
농심은 올해 1월에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대체육을 사용한 만두를 출시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호주의 대체육 전문기업 v2food(브이투푸드)와 함께 국내 대체육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레시지는 올해 하반기에 대체육을 사용한 제품을 외식업체에 공급하고 밀키트로도 판매할 계획을 세워뒀다.
송 대표는 국내 대체육시장이 아직 초기단계 수준에 있다고 보고 신세계푸드가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올해 4월에 대체육 메뉴를 비롯해 식물기반 상품을 확대하겠다고도 한 만큼 신세계푸드와 스타벅스의 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경영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샌드위치 등 메뉴 개발과 신제품 확대, 시즌 프로모션에 연계한 마케팅 등 여러 방안으로 대체육 판매를 늘릴 수 있다.
스타벅스 이외에도 이마트, 이마트24, 노브랜드버거를 통해서도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가 대체육을 사용해 제조한 식품과 밀키트 등을 이마트를 통해 유통·판매하면 대체육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신세계푸드의 대체육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이마트24와 노브랜드버거에서도 대체육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면 2030세대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밖에 신세계푸드는 만두전문 제조기업인 세린식품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세린식품은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푸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도 되지 않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은 11.5%나 된다.
신세계푸드의 베러미트를 세린식품에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수익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국내 대체육시장은 2021년 기준 2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식품업계에서는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건문화가 자리 잡은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대체육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5월에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와 시사점’을 보면 대체육은 2030년 세계 육류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