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같은 스마트폰 임대판매방식을 도입했다.
갤럭시S7을 구입하면서 매달 사용료를 내면 1년 뒤 새 스마트폰으로 교체해 주는 방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 임대판매방식을 통해 고정 사용자를 확보하고 교체주기를 앞당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영국에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시작
전자전문매체 씨넷이 4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흥행을 관심있게 지켜본 듯 하다"며 "유사한 판매방식을 뒤따라 도입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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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영국에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의 예약판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임대판매방식의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공식 판매점에서 갤럭시S7 시리즈를 구매한 사용자가 단말기 대금 대신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면 1년 뒤 신제품인 갤럭시S8로 교체할 수 있는 임대형 판매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6S 출시와 함께 미국에 도입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애플 역시 아이폰 구매자가 매달 사용료를 내면 1년 뒤 최신 단말기로 교체해 준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이폰보다 출시 뒤 가격하락 폭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을 해마다 교체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도 11일부터 삼성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클럽'이라는 이름의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로 이 서비스 출시를 확대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영국과 한국에서의 서비스 흥행을 살펴본 뒤 확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 고정 사용자층 확보해 입지 지켜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S7을 출시하며 새로운 판매전략을 선보이는 이유는 갤럭시S 시리즈의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임대판매방식이 자리를 잡게 되면 해마다 신제품에 대한 수요를 일정 정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스마트폰 교체주기도 1년으로 앞당길 수 있어 판매량을 이전보다 늘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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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안내. |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들은 점차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도 이에 맞서 신흥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사장으로서는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갤럭시S 시리즈의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새로운 판매전략이 절실한 셈이다.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가입자는 미국에서 아이폰6S 구매자 가운데 37%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흥행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사용자 수를 유지하는 것은 향후 삼성전자가 가상현실 등 스마트폰과 연계한 신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중요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성공전략에서 또 하나의 교훈을 얻은 셈"이라며 "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구매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