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수십억 원의 점심식사는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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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올해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점심식사가 22억 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6일 낙찰됐다. 역대 최고가에 미치지 못하지만 10억원 남짓이었던 지난해 낙찰가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워런 버핏 회장은 2000년부터 ‘버핏과 점심’ 경매를 해 수익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 낙찰자는 싱가포르의 사업가 앤디 추아로 밝혀졌다. 앤디 추아는 인터뷰를 거부했고 아직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앤디 추아는 버핏과 점심을 낙찰받아 최대 7명까지 지인을 동반하고 뉴욕 맨해튼의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스미드 앤드 월런스키에서 3시간 동안 버핏 회장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이 자리에서 버핏 회장의 투자철학과 사적인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버핏 회장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다음에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묻지는 못한다.
버핏은 올해 경매에 앞서 “작년보다 높은 낙찰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가 비싼 값에 낙찰됐다. 경매 수익금은 모두 빈민구제를 위한 비영리 자선단체인 글라이드재단에 기부된다. 지난 14년간 버핏이 경매를 통해 글라이드 재단에 안겨준 금액은 1천600만 달러로 글라이드 재단의 1년 예산인 1천800만 달러에 육박한다.
글라이드 재단은 “경매 낙찰가가 100만 달러 이상이길 바라지만 버핏이 경매에 참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버핏은 “글라이드재단보다 돈을 잘 쓰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재단에 굳은 신뢰를 표현했다.
버핏과 고작 세 시간에 수십억 원의 큰 돈을 쓰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버핏과 점심이 단순히 재단에 기부하는 일로만 그친 것은 아니다. 버핏과 점심으로 말 그대로 인생이 바뀐 경우도 있다.
테드 웨실러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11년 버핏이 영입한 인물이다. 버핏은 무명의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테드 웨실러를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등용하면서 화제가 됐다.
테드 웨실러는 2009년과 2010년 두 해 연속으로 버핏과 점심을 낙찰받았다. 테드 웨실러는 익명으로 버핏과 점심식사를 했고 장소도 뉴욕 대신 버핏이 사는 오마하의 단골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테드 웨실러는 지난해 토드 콤스 매니저와 함께 157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했다. 버핏은 올 3월 실적보고서에서 “토드 콤스와 테드 웨실러가 나보다 수익률이 좋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테드 웨실러를 버핏의 뒤를 이어 CIO(최고자산운용책임자)가 될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고 있다.
테드 웨실러가 버핏과 점심을 같이 하기 위해 기부한 금액은 한 번에 263만 달러로 총 530만 달러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