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지분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 전에 인수가격을 먼저 제시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에서 보유한 현대증권 우선매수청구권은 그동안 불공정 경쟁요소로 지목됐다. 현대그룹이 지적을 받아들여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 조건을 완화하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엘리베이터는 24일 이사회에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 전에 인수가격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제시한 인수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대에서 최고 입찰자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청구권을 쓰지 않는다”며 “더 낮은 가격대로 응찰될 경우에만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제시한 가격대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후보들은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에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증권 매각 과정에서 ‘파킹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파킹딜은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민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분을 되사는 계약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입찰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은 헐값 매각을 막는 용도로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29일까지 현대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받는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이 인수의향서를 내고 실사작업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