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가상현실 기반의 서비스가 본격화돼 조만간 가상현실이 대중화한 콘텐츠로 자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상현실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려면 기술과 경제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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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의 가상현실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VR'을 착용한 모습. |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가상현실이 가장 주목받는 사업으로 떠올랐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 등이 MWC 2016에서 가상현실 서비스를 공개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이 가상현실 기반의 콘텐츠 시연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21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7과 G5를 공개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이 가상현실과 연동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네오위즈게임즈와 조이시티 등 국내 게임기업도 가상현실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해 오큘러스와 소니가 각각 ‘오큘러스리프트’와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하기로 해 가상현실에 대한 기대가 뜨겁다.
게임을 시작으로 가상현실 산업이 올해부터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상현실 시기상조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18일 열린 제2회 NTP(넷마블투게더위드프레스)에서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맞지만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소신을 내놨다.
그는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내놓는 다양한 신작 가운데 가상현실에 기반한 게임은 없느냐는 질문에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난제가 있다”며 “이용자가 가상현실 도구를 쓰면 아직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가상현실 기반 게임을 내놓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 의장의 지적처럼 기술적 한계는 가상현실 산업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무엇보다 기기의 경량화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큘러스리프트를 비롯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 등은 기존보다 무게를 줄였지만 이용자가 장시간 사용하면 여전히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무겁다.
무거운 모자를 눌러 쓴 것과 비슷한 장비를 착용한 채로 2~3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즐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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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
방 의장은 이와 관련해 이용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기기의 무게가 안경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가상현실 기기의 비싼 가격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1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공개행사에 깜짝 참석해 값싼 가상현실 기기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지만 이는 화질 등 성능이 떨어진 보급형 모델에 국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쓸 만한’ 기기의 가격은 아직 이용자에게 부담스럽다. 600달러 정도로 예상되는 오큘러스리프트를 구입할 바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말도 나온다.
이 밖에도 기기의 높은 전력소비로 무선기기 개발이 어렵다든지 일반화질에 한참 떨어지는 화면의 낮은 선명도 등도 가상현실의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본격적 지원을 시작하기로 하는 등 가상현실의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상현실이 조만간 보편적 콘텐츠로 자리잡으려면 기술적, 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