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 지급기준이 되는 한국환경공단의 주행거리 측정결과는 유럽의 약 70%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비춰보면 더 뉴 EQA는 한국환경공단에서 주행거리를 측정하면 대략 300km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주행거리와 관련된 보조금 항목에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기준이 400km인데 이에 비춰보면 EQA는 국고보조금을 최대로 받지는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저온에서 주행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뉴 EQA에 지능형 열관리시스템을 탑재했다. 기온이 낮을 때 전기차는 통상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지능형 열관리시스템은 배터리 아래의 냉각판으로 배터리의 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하도록 돕고 히트 펌프로는 인버터와 전기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의 온도를 높이는 데 활용해 온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주행성능을 유지하게끔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국가보조금 기준에서는 저온주행거리도 따져보고 있어 메르세데스-벤츠도 이번에 이런 성능을 강화한 것이다.
클라인 사장이 고급모델을 출시하기 앞서 보급형모델을 통해 사용자경험을 확대하는 것을 놓고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전포석 깔기라는 시선이 나온다.
클라인 사장으로서는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보급형모델과 고급모델 등 투트랙 전략을 펴는 것이지만 보급형모델로 고객경험을 쌓는 것이 고급모델 판매량을 늘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10일 서울스마트모빌리티엑스포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더 뉴 EQA와 함께 올해 말 공개될 메르세데스-벤츠 최초의 전기세단 EQS를 통해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메르세데스-벤츠의 EQ 브랜드는 단순히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혁신적 서비스와 충전 등 다채로운 고객경험 전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뉴 EQA에도 인공지능기술을 바탕으로 한 인포테인먼트로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이 탑재되는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고객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동차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하는 플랫폼이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경험을 늘리는 것이 앞으로 판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더 뉴 EQA는 엔트리(진입단계)에 있는 모델이면서도 첨단 주행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등 동급 대비 주행·안전·편의 등 상위모델에만 있던 기능들이 많이 탑재됐다"며 "도심 라이프 스타일에 어울리도록 제작돼 상급모델 수준의 편의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사용자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마르쿠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은 10일 서울스마트모빌리티엑스포에서 "그동안 메르세데스가 고급차량을 제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드림카’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전기차와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선도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고 있는 전기차 플래그십모델 EQS에는 더 뉴 EQA보다 진화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이 적용됐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인 EQS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체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모델로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1회 완전히 충전해 주행할 수 있는 최대거리가 유럽(WLTP) 기준 770km이고 1월에 본사 차원에서 공개한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도 적용됐다.
MBUX 하이퍼스크린은 차량 내부 전면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한 개의 스크린으로 연결된 대형 스크린으로 폭이 141cm에 달해 공개됐을 때부터 화제가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기술 등이 활용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탑재해 탑승자가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조작하고 맞춤형 운전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