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에 의왕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의왕역 신설이 GTX-C노선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표정속도(정차시간을 포함한 평균속도) 유지조건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18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GTX-C노선에 의왕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논의할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실시협약을 맺기 전에 국토부와 의왕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며 “의왕역 신설에 타당성이 있는 만큼 국토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의왕역을 신설하는 것이 GTX-C 노선사업의 사업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17일 GTX-C노선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국토부와 협상을 거쳐 역 1곳을 더 신설할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GTX-C노선사업 입찰공고를 통해 입찰사가 3개까지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서울 왕십리역과 안양 인덕원역 등 2개 역만 추가하는 방안을 사업제안서에 담았기 때문이다.
GTX-C노선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한 뒤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40년 동안 운영비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민자사업(BTO)이다.
윤 사장으로서는 정차역이 많아지면 승객도 늘어나 GTX-C노선사업의 사업성도 높아지는 만큼 역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의왕역은 인덕원역과 함께 경기도 남부에서 GTX-C노선의 역 신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혀왔다.
GTX-C노선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부과천청사역과 수원역 사이에 있어 추가공사비 부담이 적은 데다 주변인구 등을 고려하면 많은 승객이 이용할 공산도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왕시는 GTX-C노선 의왕역 신설에 따른 공사비를 민간사업자 대신 부담할 수 있도록 3월 시의회로부터 동의까지 받아뒀다.
윤 사장에게 의왕역 신설은 사실상 추가 공사비 없이 정차역을 늘려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윤 사장이 의왕역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또 다른 추가역 후보로 여겨졌던 안산 상록수역의 신설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GTX-C노선의 역 신설과 관련해 “각 제안에 관해 국토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민자사업 특성상 사업자의 제안이 우선 반영되기 때문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하지 않은 역 추가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바라봤다.
윤 사장이 나서면서 의왕역 신설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국토부 타당성 검토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정부과천청사~인덕원역~금정역~의왕역이 잇달아 들어서면 국토부가 정한 GTX-C노선 표정속도 80km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4개 역은 역 사이의 평균간격이 약 5km로 서울 도심지 정차역인 청량리역~왕십리역~삼성역~양재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후속협상을 통해 올해 말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을 세워뒀다.
실시협약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GTX-C노선사업 착공은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GTX-C노선은 경기 수원~경기 양주를 잇는 74.8km의 철도다.
기본계획에는 수원역, 금정역, 정부과천청사역, 양재역, 삼성역, 청량리역, 광운대역, 창동역, 의정부역, 덕정역 등 10개 역이 예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