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 이노션이 순항하고 있다.
광고업계의 맞수인 삼성그룹 광고계열사 제일기획이 해외매각설로 뒤숭숭한 것과 대비된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큰딸인 정성이 고문이 맡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안정적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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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이 이노션 고문. |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실적을 늘리며 업계 1위 제일기획을 추격하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총이익 3176억 원, 영업이익 929억2800만 원을 냈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 총이익은 23.2%, 영업이익은 11.3% 증가했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말한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연결기준(잠정)으로 매출총이익 9487억 원, 영업이익 1272억1800만 원을 거뒀다. 2014년보다 매출총이익은 19.6%, 영업이익은 0.3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노션은 특히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리며 제일기획을 턱밑까지 따라 잡았다.
이노션은 올해 실적전망도 밝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아이오닉 론칭 등 현대차의 차종이 늘어나고 있다”며 “5월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 완공으로 북미·중남미 현대차 광고 확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윤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노션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 국내 그룹사 물량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그룹이 중국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늘리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총수와 친족 등 오너 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200억 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이노션은 상장 전 정성이 고문이 40%, 정의선 부회장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상장하면서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이 각각 보유 주식 140만 주와 160만1천 주를 구주 매출방식으로 매각해 합산 지분율을 29.99%로 떨어뜨렸다.
이노션은 정성이 고문이 27.99%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의선 부회장은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다.
이노션이 제작한 광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노션 미국법인이 제작한 현대차의 슈퍼볼 광고는 최근 미국 종합일간지 USA 투데이가 실시한 슈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지업체가 아닌 기업의 광고가 선호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자동차 광고가 선호도 1위를 차지한 것 역시 최초다. 이노션 미국법인이 제작한 3편의 현대차 광고 모두 선호도 톱 10에 포함됐다.
이노션은 2010년 국내 광고대행사 가운데 최초로 슈퍼볼 광고를 제작했다. 2014년 ‘아빠의 육감’ 편으로 선호도 6위를 차지했고 2013년에는 싼타페 광고로 9위, 2012년 벨로스터 광고로 7위에 뽑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