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두 번째 임기에 들어가면서 포스코그룹 내부에서 최 회장의 모교인 부산대 출신 임원들이 주요 계열사 요직으로 이동하거나 승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2기 시작 전에 산업재해 등 잡음이 많았던 만큼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전반에 거쳐 내부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ICT와 포스코강판,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기술투자 등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 7곳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에서 부산대 출신은 모두 7명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정덕균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과 윤양수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사장, 임승규 포스코기술투자 사장, 노민용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 부사장, 윤덕일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 전무, 김희대 포스코ICT 경영지원실장, 이형수 포스코에너지 기획재무실장 등이다.
부산대 출신 포스코그룹 계열사 사장은 모두 3명이며 상장계열사 사장만 따져 봐도 정덕균 사장과 윤양수 사장 2명이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를 비롯해 모두 6개 계열사가 유가증권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포스코를 포함하면 포스코그룹 내 상장계열사 절반을 부산대 출신 경영자가 이끌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로 좁혀서 최 회장 전임자 시절인 2015년 이후부터 매년 포스코 사업보고서에서 미등기 임원까지 포함해 살펴보면 부산대 출신 임원은 최소 6명에서 최대 11명이 있었다.
올해는 최 회장을 포함해 부산대 출신 포스코 임원이 6명으로 예년과 비교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 사장과 요직에 부산대 출신 임원들이 전진배치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약진하고 있다는 시선이 포스코그룹 내부에서 나온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에서 부산대 출신 임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의 미래 성장의 주축인 2차전지소재사업을 담당해 포스코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곳에 부산대 출신 임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깊은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케미칼은 최 회장이 취임한 뒤 2019년부터 2021년 평균 부산대 출신 임원 수가 3~4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8년에는 포스코케미칼에 기타비상무이사 1명만 부산대 출신이었다. 2017년과 2016년에는 한 명도 없었고 2015년에는 대표이사였던 조봉래 사장만 부산대 출신이었다는 것과 대조된다.
최 회장이 올해 부산대 출신 임원을 핵심계열사에 전진배치한 배경으로 내부 장악력 강화가 꼽힌다.
최 회장이 지난해 말 포스코 회장직 연임의사를 밝힌 뒤 노동계나 시민단체, 정치권에서 반대의견이 나오면서 역대 회장들보다는 훨씬 힘들게 연임했다는 말을 듣는다.
특히 역대 포스코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2021년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해 집중적 질타를 받았다.
최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지만 내부적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말이 돌았다.
포스코 전직 고위임원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도 부산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승진했다는 말도 회사 내부에서 나온다”며 “최 회장이 2기 경영체제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열사 요직에 부산대 출신 임원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대 출신 임원의 주요 계열사 배치와 관련해 포스코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