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온라인게임회사 네오플이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처럼 법인세 절감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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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NXC 대표 |
또 네오플의 지주회사인 NXC가 제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편법으로 1900억 원의 법인세를 감면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나 이를 무마하기 위해 네오플 본사 이전도 결정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네오플은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다고 4일 밝혔다. 네오플은 “높은 창의성이 필요한 게임 개발사에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자 제주 이전을 결정했다”며 “다음을 비롯해 제주로 이전한 50여 기업들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고 확신을 갖게됐다”고 밝혔다.
네오플은 내년 초까지 본사 이전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네오플은 넥슨의 자회사 가운데 하나다. 네오플 외에도 넥슨 관계사 일부는 이미 제주에 자리잡고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2009년 제주도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NXCL, 넥슨네트웍스도 제주에 안착했다. 김정주 NXC 회장도 제주도 서귀포로 이사했다.
네오플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위해 제주도로 떠난다고 설명했지만 상당한 법인세 감면 효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나 본사를 수도권 밖으로 이전하는 경우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도 덕분이다.
조세특례제한법에 제63조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3년 이상 사업을 하던 법인이 수도권 외 지역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할 경우 법인세를 최대 6년 동안 면제받고 3년 동안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부지매입비의 45%, 설비투자비의 15%를 국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먼저 제주도로 떠난 NXC는 서울 강남에서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3년 동안 총 1888여억 원의 법인세를 감면받았다. 2009년 약 70억 원, 2010년 약 606억 원, 2011년 1211억 원을 면제받았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난달 NXC가 편법으로 법인세를 감면받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NXC가 그룹의 본사가 아니라고 봤다. NXC는 넥슨 지분 62%를 보유한 지주회사지만 직원은 고작 9명에 불과하다. NXC는 2005년 이후 넥슨을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해 사실상 넥슨이 본사 역할을 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실제 사업회사는 그대로 수도권에 두고, 근무인원이 적은 지주회사만 지방으로 이전하는 등 기업의 지방이전 효과가 미미한데도 본사 지방이전에 따른 조세를 감면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NXC 관계자는 이를 부인한다. 이 관계자는 “컴퓨터박물관 건립 등 새로운 사업을 찾기 위해 제주도로 이전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후속조치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네오플 이전을 결정한 것은 NXC가 부당하게 법인세를 감면받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상쇄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네오플의 직원은 440명 규모다.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회사 이전이 며칠 만에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NXC건과 별개의 이슈"라며 부인했다.
네오플은 허민 고양윈터스 구단주에 의해 2001년 설립돼 캔디바, 신야구,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프로야구2K 등의 게임을 개발했으며 넥슨에 매각됐다. 지난해 매출 4528억 원, 영업이익 3974억 원을 기록한 넥슨의 알짜 계열사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