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이 코스닥 상장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으며 HK이노엔의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차입금 상환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잇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모아 HK이노엔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면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는 HK이노엔을 인수하는 데 1조3천억 원가량을 들였는데 이 가운데 4800억 원을 HK이노엔이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2018년 자회사 CKM을 통해 HK이노엔을 1조31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콜마는 CKM에 출자한 3600억 원을 제외한 9500억 원의 자금 가운데 6천억 원을 HK이노엔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았고 3500억 원은 재무적투자자를 상대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해 마련했다.
2020년 4월 CKM과 HK이노엔이 합병함으로써 HK이노엔이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데 CKM은 합병에 앞서 1200억 원을 상환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HK이노엔의 차입금 총액은 5239억 원이며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1766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HK이노엔은 올해 4월22일 최대주주인 한국콜마가 참여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500억 원을 지원받았다. HK이노엔은 이를 채무상환에 활용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모회사로서 자회사인 HK이노엔의 기업공개(IPO)에 힘을 싣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모으면 일부를 채무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이외에 대표할 만한 의약품이 보이지 않고 있지만 신약 후보물질을 20여 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4종에 불과해 앞으로 임상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강 사장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B009의 임상1상 시험계획도 신청했다.
앞서 강 사장은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를 신사업으로 점찍는 등 의약품사업 확대계획을 내놨다.
HK이노엔은 국내외 바이오기업으로부터 다양한 유전자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PO엑스포2021에 참석해 “케이캡을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헬스뷰티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안정적 사업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4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으로 상장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7월 경에 공모를 진행하는 등 순조롭게 절차가 이뤄지면 올해 안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984억 원, 영업이익 870억 원을 거뒀다.
HK이노엔은 케이캡과 수액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어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한국MSD의 백신 7종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어 HK이노엔의 외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백신 7종의 2020년 매출 규모는 1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HK이노엔의 기업가치를 2조 원대로 바라보고 하반기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