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내리막길의 전주곡인가?
애플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수년째 이어오던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시장둔화와 경제상황 악화에 맞서기 위해 확실한 위기대응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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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일 "팀 쿡은 이미 애플의 주가 급락에 익숙해질 정도가 됐을 것"이라며 "분기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매출을 기록했지만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27일 하루만에 6.57% 급락하며 시가총액은 40조 원 정도가 증발했다.
1일 미국 유가증권시장(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에 밀려 장 마감 후 거래에서 4년6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노키아처럼 수년 안에 완전히 쇠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분석가 안드레 스파이서는 "노키아는 현재의 애플과 같이 소수의 고가 모델만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경쟁사의 중저가 제품 출시로 역풍을 맞았다"며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필요를 더이상 느끼지 못한다면 성공신화는 끝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헬스케어 시장과 자동차 시장 등 신사업에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아이폰과 같은 성공을 다시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주력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것도 애플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팀 쿡은 애플의 4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이폰 주요 고객인 중국의 증산층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수요 성장세가 기대보다 낮은데다 경제상황 악화로 중저가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애플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된다.
시장조사기관 SA는 "아이폰6S 등 고가 스마트폰과 중국업체의 저가 스마트폰의 격차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며 "중국 현지업체들이 올해 애플의 점유율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성장을 확신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선 뒤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을 하게 되면 애플만의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파이서는 "애플이 앞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변화에 순응하는 등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혁신보다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애플 스스로가 관 뚜껑에 못질을 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고 스파이서는 비판했다.
포브스는 "세계 시가총액 최고 기업을 관뚜껑에 비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만큼 팀 쿡에게 애플의 '제 2의 혁신'을 보여달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의 성장둔화는 팀 쿡의 위기대응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를 높이고 있다"며 "애플의 명성에 걸맞는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