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이어 크래프톤의 기업공개도 흥행에 성공해 상장주관시장 강자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크래프톤 기업공개가 빠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데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상장주관시장에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어 크래프톤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릴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셈이다.
▲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다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한 물량을 몇 차례 번복한 탓에 논란이 생긴 점은 대표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공모주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업무처리에 미숙한 부분이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우리사주조합 실권주 150만 주가량을 전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하기로 했다가 일부를 개인투자자 물량으로 돌렸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받기로 했던 공모주 물량이 줄어들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물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실수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배정 물량이 줄어든 기관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미래에셋증권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우리사주조합의 실권주를 모두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공모주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탓에 개인투자자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사주조합 실권주 가운데 일부인 106만9500주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공모주 배정 개선방안을 통해 우리사주 미달물량 가운데 전체 공모주의 5%에 해당하는 만큼을 개인투자자에게 추가로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실권주에서 빼낼 수 있는 최대물량을 개인투자자 쪽에 배정한 것이다.
이에 그동안 공모주시장에서 전통적 ‘큰 손’으로 대접받던 기관투자자가 ‘동학개미’로 주목받고 있는 개인투자자에 밀려 푸대접을 받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기업공개 공모주 배정물량을 살펴보면 보통 우리사주조합에 20%, 일반투자자20%, 기관투자자 60% 비율로 배정된다.
기관투자자들이 과반이 넘는 물량을 소화하는 만큼 기업공개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수요가 몰리면 기업공개를 중도 포기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우리사주 실권주 배정과 관련한 논란에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각 기관별 배정물량을 확정한 뒤 배정 과정에서 누락된 기관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미 배정된 배정물량을 조정한 바 있다.
배정된 공모주 물량을 두 차례 이상 번복한 점은 대표주관사의 주관업무 수행능력에 의구심 불러올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의 기업공개 대표주관도 맡고 있다. 크래프톤은 4월8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르면 6월 혹은 7월 안에 공모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20조 원에서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공모규모도 조 단위는 거뜬한 ‘초대어급’ 기업공개로 기대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초대어급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은 만큼 이번 SK아이에테크놀로지 공모주 배정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상장하는 회사의 성장성 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지 주관회사를 보고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