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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건설부문 새 출발의 발판을 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규모 손실을 지난해 4분기 모두 반영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지만 올해 실적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새로운 출발의 틀을 갖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본사 이전으로 ‘판교시대’를 개막한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4분기 부실 털어
삼성물산은 28일 지난해 4분기 건설부문 실적에 1조6천억 원의 잠재손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상사부문도 1조 원의 손실을 반영했는데 건설부문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손실을 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옛 삼성물산의 잠재손실을 모두 털어내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새 출발 의지를 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가장 큰 손실을 낸 사업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4분기 로이힐 프로젝트 손실 8500억 원을 반영했다. 3분기 이미 로이힐 프로젝트 1500억 원의 손실을 반영한 점을 감안하면 모두 1조 원의 손실을 털어낸 셈이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호주 로이힐에 철광석 광산을 개발하고 플랜트와 철도, 항만을 건설하는 대규모사업으로 사업규모가 5조 원이 넘는다.
당초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까지 로이힐 프로젝트를 완공할 계획을 세웠으나 공사가 지연돼 아직 완공을 하지 못했다. 삼성물산은 발주처와 지체보상금 협상을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손실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삼성물산 실적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를 몰아서 4분기에 처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부실을 계속 떠안고 가기보다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프로젝트의 우발부채로 1500억 원을 반영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유전자산 가치가 감소해 56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기타 프로젝트의 지급보증과 우발부채로 4500억 원을 반영했다.
삼성물산은 이런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2211억 원, 영업손실 891억 원을 냈다.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새출발
이번 건설부문에서 대규모 부실을 반영한 것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잠재부실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최치훈 사장의 의지가 구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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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최 사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사장은 기존 제일모직 리조트·건설사업부문의 건설사업을 통합해 건설사업을 모두 총괄하게 됐다.
최 사장은 특히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마케팅조직을 신설하고 동남아총괄은 아시아 태평양(AP)총괄로, 중동총괄은 중동아프리카(MEA)총괄로 확대했다. 최 사장은 삼성그룹에 몸담기 전 GE에서 오래 근무해 삼성그룹에서 최고의 해외전문가로 꼽힌다.
최 사장의 해외사업 의지는 지난해 말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인사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임원의 4분의 1을 내보냈다. 신규임원 선임은 15명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외실무 경험이 풍부한 임원들이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부사장 승진자 2명 모두 해외사업 전문가였다.
오세철 부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아부다비 등 해외사업장을 거치고 두바이 현장소장과 글로벌조달실장 등을 역임했다.
존창 부사장은 GE 미국·아시아지역 매니저와 GE에너지 제네럴매니저를 지내고 지난해 삼성물산 동남아총괄 전무로 영입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재출발은 판교에서 시작한다. 삼성물산은 올해 3월까지 건설부문을 판교 알파돔시티로 모두 이전하려고 한다.
삼성물산 합병 이후 건설부문 사옥 이전을 놓고 여러 말이 나왔는데 결국 판교로 결정됐다. 최 사장은 서초사옥과 태평로사옥에 흩어져 있던 건설사업을 한곳으로 모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