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까?
제주맥주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에게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오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가 이익 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 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느냐에 따라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요건 상장은 적자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시장 입성을 허용해 주는 특례상장제도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영업손실 440억 원, 순손실 106억 원을 내며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2월 카페24가 처음 테슬라요건 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뒤 올해 3월까지 테슬라요건 상장제도를 이용한 기업은 제주맥주까지 8곳에 그친다.
제주맥주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 관점에서 일반 기업공개보다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수재맥주 회사 가운데 처음 상장하는 점도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데 불확실성을 더한다.
다만 풋백옵션을 통해 안전장치가 마련된 점은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풋백옵션은 상장 뒤 일정 기간(3개월) 주가가 공모가의 90% 아래를 밑돌면 청약투자자가 상장주관사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제도다.
테슬라요건 상장주관 경험을 갖춘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3월 테슬라요건 상장제도를 통해 바이오다인 코스닥 상장을 주관했다.
제주맥주가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에서도 코스닥 입성을 추진한 데는 매출 증가 등 성장 가능성에 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 제주맥주는 연결기준 순매출 216억 원을 거뒀다. 2019년(73억 원)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순매출은 매출에서 주세를 뺀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국내 5대 편의점에 모두 입점하며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2020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0억 원을 투자해 연간 맥주 생산량도 2천만 리터 수준으로 늘렸다. 2017년 당시 생산시설 규모는 약 300만 리터에 그쳤다.
수제맥주시장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기업공개에서 흥행요소로 꼽힌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수제맥주시장은 37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시장 규모는 118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2019년보다 40% 이상 커진 것이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 점유율도 2019년 1%대에서 지난해 3%까지 늘었다.
제주맥주는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실탄을 생산시설 효율화, 해외시장 개척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공모가 희망가격 하단 기준으로 217억 원을 확보하면 발행비용 등을 뺀 214억 원을 시설투자에 77억 원, 해외시장 개척에 70억 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제주맥주는 4월26일~2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5월3일과 4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5월13일이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2600원~2900원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제주맥주 주식은 최근 1주당 45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