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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브린 듀폰 회장(왼쪽)과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회장. |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것은 화학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농화학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농화학분야에 대한 의지는 글로벌 화학업계 공룡인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화학분야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4년 1천억 달러에서 2020년 1400억 달러로 커져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회사의 이름은 다우듀폰으로 결정됐다.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회장이 다우듀폰 회장에 오르고 에드워드 브린 듀폰 회장이 다우듀폰 CEO를 맡는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시가총액 1300억 달러, 연매출 900억 달러의 글로벌 1위 화학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꼽힌다. 듀폰은 1802년, 다우케미칼은 1897년에 창업했다. 두 회사 역사를 합하면 300년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은 더욱 주목받았다.
글로벌 화학기업 순위 2위의 다우케미칼과 8위 듀폰이 합병을 결정한 것은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중복분야를 정리해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합병으로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이 비용절감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합병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두 회사 합병으로 농화학분야에서 가장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화학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눈독 들이는 농업분야 선두주자로 치고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듀폰은 이미 매출의 41%를 농화학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다우듀폰이 출범하면 시장 지배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다우듀폰이 미국 옥수수 종자 시장점유율 41%, 콩 종자 시장점유율 38%로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우듀폰은 세계 농약시장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신젠타와 몬산토에 이어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듀폰은 합병을 마무리한 뒤 순차적으로 3개 회사로 분할할 것으로 보인다.
다우듀폰은 농화학부문과 범용소재, 특수소재 사업을 별도 회사로 나누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화학부문의 경우 매출만 190억 달러로 몬산토와 신젠타를 제칠 가능성이 높다.
다우듀폰의 출범은 농화학업계에 또 다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농화학업계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
종자업계 1위 몬산토는 지난해 업계 2위 신젠타를 인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중국기업인 켐차이나도 신젠타 인수에 나섰으나 불발됐다.
신젠타는 이런 인수제안을 거부하고 듀폰의 농업부문과 합병을 타진했으나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다른 기업들이 신젠타 인수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바스프와 바이엘 등이 인수후보로 거명된다.
우리나라 화학회사들도 농화학분야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하고 롯데케미칼이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해 농화학사업 진출의 발판을 놓았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갈 길이 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화학업계의 농화학분야 경쟁은 치열하다”면서 “세계적 화학회사로 도약하고 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농화학사업은 필수”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