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이 남양연구소 기아디자인센터에서 신형 K7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기아자동차가 ‘디자인 기아차’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신형 K7, 신형 스포티지 등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신차들이 파격적 디자인으로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신형 K7의 사전계약에서 흥행에 성공한 데에는 파격적인 디자인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가 신형 K7의 외관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디자인이 주목됐다. 기아차는 신형 K7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안으로 음푹 들어가게 하고 헤드램프를 알파벳 ‘Z’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이 직접 나서 신형 K7의 디자인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 “신형 K7은 기아차 디자인의 미래”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형 K7의 디자인은 기아차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국내 준대형세단의 소비자는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이다. 이 때문에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고 자동차회사도 준대형세단을 내세울 때 성능이나 디자인보다 안정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기아차는 이런 관행에 반기를 들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할 때도 과감한 디자인을 내세웠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당시 “최근 경쟁적으로 많은 도심형 SUV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 요소가 필요했다”며 “더 세련되고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스포티지는 출시 초반 디자인을 놓고 호불호가 갈렸으나 출고가 시작된 지 열흘 만에 3300여 대가 판매되는 등 성공을 거둬 기아차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신형 스포티지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기아차는 2006년부터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다. 기아차가 디자인으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2010년 선보인 1세대 K5와 3세대 스포티지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다.
1세대 K5는 특히 2010년 6월부터 3개월 동안 중형세단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현대차의 YF쏘나타를 앞서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1세대 K5와 3세대 스포티지는 상업적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상과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지난해 7월 출시한 신형 K5의 경우 이전 모델과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당시 “기존 모델이 워낙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신형 K5는 완전한 탈바꿈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신형 K5의 판매량은 1세대 K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형 K5는 신차효과를 가장 크게 누려야 했을 지난해 8월 한달 동안 4794대(택시 제외)가 팔리는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체성이 뚜렷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급 브랜드의 경우 디자인이 별로 변하지 않거나 보수적이어도 판매량이 보장되는 반면 기아차같은 대중 브랜드는 신선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차라는 점을 강조해야 판매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