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벤처부가 국토부와 손잡고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사업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창업기업을 끌어모아 생태계를 만드는 ‘스타트업 파크’를 넘어 주거·문화·교통시설까지 함께 갖춘 ‘스타트업타운’을 다른 정부 부처와 함께 조성하고 있다.
25일 중기부에 따르면 단순히 창업기업을 끌어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일하는 이들의 살기도 좋은 '스타트업타운'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기부는 친환경 창업거점이 될 ‘그린스타트업타운’ 1곳을 추가 선정하기 위해 3월8일부터 공모하고 있다. 공모는 4월23일까지이다.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사업은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일하기 좋고 살기 좋으며, 도심에 근접해 즐기기 좋은 ‘스타트업 랜드마크’를 짓는 것이다.
중기부는 창업거점에 ‘생활형 인프라’와 ‘기업지원 인프라’를 함께 조성함으로써 낙후된 도심지를 창업·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되살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생활형 인프라 조성을 위해 중기부는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주거·문화·교통시설 등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을 추진한다. 문화부, 산림청 등 다른 정부부처와 함께 도서관, 도시숲, 체육시설 등을 짓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시외곽의 '허허벌판'에 공장 건물만 모아짓는 게 아니라 도심지에 일할 공간과 깃들어 살 공간을 함께 마련한다는 것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5년 동안 50조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중기부가 다른 부처와 연계해 사업을 추진하면 사업 범위와 규모를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 사이 협업을 통해 소관이 다른 부분을 조율할 수 있고 사업 예산을 더 크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지원 인프라는 창업기업의 성장주기별 지원을 위해 창업기업의 입주공간인 ‘스타트업 파크’와 ‘복합허브센터’, 성장기업 입주공간인 ‘지식산업센터’로 구성된다.
복합허브센터는 민간·대학 연구소와 연구개발 전문기업 등을 집적해 인근에 입주한 창업기업과 공동기술 개발을 통해 창업기업의 성장을 유도한다.
이에 앞서 중기부는 2020년 9월 천안시를 제1호 그린스타트업타운을 세울 곳으로 선정했다. 천안시는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지정된 천안역사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천안역 도시재생 혁신지구 및 역세권개발사업도 함께 연계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 친환경 미래자동차, 의료정밀분야 전략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사업규모는 국비 271억 원과 지방비 278억 원 등 모두 549억 원이다. 천안역 인근 대지면적 7334.5m2, 연면적 10243.5m2 규모로 조성한다.
중기부는 2020년에 스타트업파크와 복합허브센터의 설계비를 각각 5억 원씩 지원했다. 올해 2차로 지정될 스타트업타운에는 파크 조성비 120억 원, 복합허브센터 구축비 14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을 세워뒀다.
천안이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뒤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2020년 천안시에 공장을 짓거나 증설한 기업은 모두 281개로 집계됐다. 투자규모는 1조622억 원으로 파악됐다.
2021년 들어서도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수화학은 천안역 앞 건물을 스타트업의 임대공간으로 천안시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수화학은 임대공간을 리모델링해 제공하고 천안시는 이를 임차해 스타트업에 제공한다. 스타트업은 임대비용을 아끼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천안시에 투자하는 것이 그린 스타트업타운 조성사업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하지만 민간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정책 의도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투자가 늘고 도심 개발로 자족기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아파트 분양도 잇따랐다.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21년 천안시에 7100여 가구의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2020년보다 2배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주식회사 한양은 2021년 3월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 772번지에 지하2층~지상29층, 30개동으로 구성한 3200세대 규모의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를 분양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2020년 11월 천안시 동남구 봉명동 62-53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5층, 9개동으로 구성한 816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천안역 바로 근처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최근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린스타트업타운을 조성해 500개 스타트업기업을 발굴하고 키워 천안이 대한민국 실리콘 밸리가 되도록 하겠다”며 “천안 역세권 혁신지구 등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원도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타운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한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옥상녹화 등을 통해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로 에너지빌딩 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번에 2차로 선정될 지역의 그린스타트업타운 기본개념과 구성요소 등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다만 스타트업파크는 선정된 지자체의 예산이나 민간 자본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최종 선정지역은 5월에 발표된다. 건축과 도시계획·도시재생 전문가, 창업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사업계획서에 대한 기초서류평가, 현장심사, 종합서면평가, 발표평가 등을 진행해 결과를 낸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린스타트업타운은 대표적 그린 뉴딜사업으로 혁신기업과 젊은 인재, 민간자본이 모여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린스타트업 타운이 전국에 친환경 창업거점이 퍼져나가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