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1-03-17 17: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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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상반기 대거 내놓는다.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조직 재정비와 전문성 강화를 통해 상장지수펀드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17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투자자에게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수익을 줄 수 있는 자산군 및 테마를 발굴하고 이와 관련된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상장지수펀드사업과 관련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면서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과 방향성을 고민해왔다”며 “올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나 글로벌 메가트렌드 등 장기적으로 우상향이 가능한 상장지수펀드상품을 적극 내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에만 5~6개의 상장지수펀드상품을 새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상장지수펀드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2월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에 투자하는 친환경 테마의 ‘한화 아리랑 탄소효율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또 일부 상품은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심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상장지수펀드상품 9종을 상장폐지하고 투자금을 환매하면서 재도약을 준비했다.
올해 초에는 조직정비를 통해 상장지수펀드 관련 업무를 세분화하고 상장지수펀드상품들의 책임운용역을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운용역으로 교체하면서 전문성을 강화와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또 다른 본부와 협업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상장지수펀드상품을 출시할 때 심의위원회만 거쳤지만 상품전략실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더하면서 양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따른 신뢰 하락, 수익률 부진 및 직접 투자자 증가에 따른 주식형펀드자금 유출 등으로 국내 펀드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상장지수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특히 올해 2월 말에는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이 56조 원을 넘어서면서 두 달여 만에 4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오기도 했다.
2020년 상장지수펀드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3조8천억 원으로 2019년(1조3천억 원)보다 188.3% 늘어나면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3월19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4조 원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하지만 2월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은 약 1조58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약 7% 줄었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 기준 순위도 5위에서 6위로 낮아졌다. 다른 운용사들보다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재미를 보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증시 시가총액 대비 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 총액비율은 2.4%다. 미국(16.2%)과 독일(13.3%), 영국(13.2%), 일본(7.7%) 등과 비교해 잠재력이 큰 만큼 상장지수펀드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상장지수펀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유치효과를 거둔다면 한화자산운용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16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인력을 적극 충원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취임 당시 임직원 수는 200명 미만이었으나 2020년에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인력 확대로 인건비 등이 증가하면서 한화자산운용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화자산운용 순이익 규모는 2017년 381억 원을 보인 뒤 2018년 225억 원, 2019년 17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한화자산운용은 2019년부터 인력확충을 놓고 속도조절에 들어갔고 2020년에 순이익 206억 원을 내면서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김 대표는 2022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준수한 실적을 거두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테마형 상장지수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