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가 글로벌 렌탈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은 전기밥솥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성장세가 정체돼 해외에서 렌탈사업을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 전기밥솥 사업, 성장세 둔화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쿠쿠전자가 올해 전기밥솥 사업을 하는 가전사업부에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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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
김 연구원은 쿠쿠전자 가전사업부가 지난해 매출 5176억 원, 영업이익 824억 원을 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치는 2014년보다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26.5%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가전사업부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10.2% 늘리는 데 그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쿠쿠전자는 전기밥솥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70%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 경쟁이 심화해 전기밥솥 선두업체의 위상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전기밥솥 점유율 2위인 쿠첸은 올해 초 중국에서 중국가전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쿠쿠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중국 전기밥솥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딤채와 위니아에어컨으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도 최근 프리미엄 전기밥솥 ‘딤채쿡’을 출시하며 경쟁자로 떠올랐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가 가세해 전기밥솥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쿠첸도 중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쿠쿠전자의 전기밥솥사업은 국내 해외 모두 위협받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렌탈사업 확대
구본학 사장은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렌탈사업을 확대하며 전기밥솥 사업의 성장둔화에 대비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중국에서 그동안 확보해 온 전기밥솥 유통망과 브랜드이미지를 활용해 공기청정기 등 렌탈 제품의 신규 계정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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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쿠전자 인앤아웃 슬림 정수기. |
중국은 정부가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공기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4년에 중국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320만 대로 전년 대비해 66.7% 증가했고 2018년까지 공기청정기 수요는 600만 대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말레이시아에도 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진출 기지로 삼고 급증하는 동남아 정수기 수요에 맞춰 렌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는 수질 상태가 좋지 않아 정수기, 생수 등 ‘물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말레이시아에서 월 평균 100% 성장도 가능한 추세”라며 “전속모델 김수현씨를 앞세워 브랜드이미지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이후 정수기 렌탈사업으로 말레이시아 법인의 매출이 월 평균 50%씩 성장하고 있다.
김지산 연구원은 "쿠쿠전자는 올해 공기청정기가 효자 노릇을 하게 될 것"이며 "말레이시아 법인의 정수기 렌탈 사업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