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가 올해도 조선업계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지난해 저유가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실적부진을 겪었다.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조선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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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12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싱가포르시장에서 3월 인도분 두바이유는 7일 배럴당 27.2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진 지 두 달도 안 돼 배럴당 30달러 선도 깨졌다.
두바이유 외에 다른 유종도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2.16달러로 하락했고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유도 32.10달러로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과 중국 경제 둔화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당분간 저유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조선업종이 유가하락으로 피해를 크게 입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유가하락으로 수주급감과 발주취소 등 어려움을 겪었다.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실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해양플랜트사업이 치명타를 입었다.
이 때문에 조선3사는 지난해 8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었고 수주목표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으로 올라야 해양플랜트 발주가 시작되고 70달러 이상으로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선업계가 유가회복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유가가 조선업계 기대와 반대로 추가로 하락해 조선업계의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저유가로 오일 메이저들의 신규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며 “채산성 높은 유전에서 생산저장설비 일부 투자가 예상되지만 시추설비 발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해양플랜트 발주가 제로인 상황에서 수주량이 더 줄어들 건 없지만 저유가가 길어질수록 실적 회복도 지연될 것”이라며 “조선업계가 버티는 것도 그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뿐 아니라 조선업계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하고 있는 LNG선 수주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조선3사는 2014년 46척의 LNG선을 수주하는 등 전 세계 LNG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셰일산업에 대한 기대로 LNG선 발주가 많았으나 지금은 공급과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유가하락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감소할 수 있어 LNG선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조선업계 수주량이 지난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