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2016년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조선업계는 2015년 악몽 같은 한해를 보냈다. 조선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인데 부실 논란 속에 체면을 구겼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2015년 7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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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해양플랜트 부실이 조선 3사의 발목을 잡았다. 잦은 설계변경과 공기지연으로 막대한 손실을 냈다. 충분한 경험도 없이 해양플랜트 호황기에 저가수주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2015년 수주실적도 여의치 않았다. 조선3사는 수주목표의 60%도 채우지 못했다. 조선3사는 수주목표를 471억 달러로 잡았으나 265억 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수주잔량 순위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그동안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었으나 최근 이마저도 무너졌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대삼호중공업이 1~4위를 지켰으나 상하이 와이가오차오가 현대미포조선을 밀어내고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2016년에도 국내 조선산업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세계적으로 조선업황의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6년 하반기 이후 기존 해양플랜트 수주분을 인도할 때까지 해양플랜트 부실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에도 상선과 해양 발주시장은 불확실성이 높다”며 “조선업의 기조적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LNG선 정도를 제외하면 2016년 상선 발주량이 2015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플랜트 수주가뭄과 발주취소의 원인이 된 저유가 국면도 단기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16년 하반기나 돼야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파악한다.
게다가 유가가 반등한다 해도 당분간 수주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려면 국제유가가 현재보다 2배 수준인 배럴당 70~80달러 수준까지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업황 부진으로 외형축소가 불가피 상황에서 조선업계가 2016년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얼마나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사들은 2015년 체질개선을 위해 대대적 수술을 했다. 이런 구조조정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임직원들이 급여를 반납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수위의 긴축경영을 선언했다. 경영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불필요한 행사는 물론이고 투자도 줄이기로 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지분 등 자산도 계속 처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조직규모 감축, 임원 30% 감원 등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비핵심자산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자금지원 조건으로 노조의 임금동결과 쟁의활동중단 약정도 이끌어 냈다. 2016년에도 구조조정 수위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중공업도 상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2015년 성동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한 경영지원협약을 맺었는데 2016년 수주 유연성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중소조선사도 마찬가지다. 2015년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중소조선사들은 일단 각자도생으로 방향을 잡고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추진했다. 중소조선사의 강력한 구조조정은 2016년에도 계속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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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2016년은 조선사들이 한편으로 구조조정을 계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각자 흑자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황부진이 길어질 경우다. 정부는 지난 30일 발표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에서 조선사들의 개별 정상화가 어려운 경우 인수합병과 청산 등으로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2016년은 조선업계의 판이 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한화그룹과 SK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6년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본격화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어떻게 매각되느냐에 따라 조선업계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하지만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국내에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다고 방산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을 해외에 매각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16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불확실성이 계속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