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가 험난한 길을 걸어와 상량식을 했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신동빈 회장은 22일 열린 제2롯데월드 상량식에서 “롯데월드타워는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우리 나라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는 의지로 추진된 사업”이라며 “신 총괄회장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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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착공 5년2개월 만에 외장공사를 마무리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123층 빌딩이 완성됐다.
제2롯데월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1987년 부지를 매입한 뒤로 오랜 기간 추진해온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이다.
신 총괄회장이 제2롯데월드 건설에 나서자 내부에서 반대가 나왔다. 100층 이상 건물을 올리는 데 건축비가 2조 원 이상 들어가는 등 부담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은 “21세기 첨단산업 가운데 하나가 관광산업인데 언제까지 외국인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며 추진했다.
롯데그룹은 2006년 들어 '롯데슈퍼타워'라는 이름으로 착공식을 열었지만 서울공항 항공기 이착륙 문제 등으로 공사에 들어가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무산됐다.
롯데그룹은 2010년 11월에야 비로소 제2롯데월드 착공을 시작했는데 그 뒤로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자의 사망과 수족관 누수, 잠실역 주변 교통문제, 씽크홀 발생 등등 악재가 잇따랐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말에 내장공사까지 끝내고 완공되면 연간 1600억 원의 세수효과와 400억 원의 상권 활성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와 관련한 일자리도 2만 개 이상 창출되고 외국인 관광수입도 연간 8천억 원 이상 올릴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11월 말 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잃으면서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 처해 있다.
롯데월드타워에 면세점이 사라지게 되면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롯데그룹이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10월에 개장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수를 보면 1년 동안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0만 명에 그친다. 이는 전체 방문자 수 2820만 명의 10%도 미치지 못한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분양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레지던스는 모두 233세대로 ‘시그니처’와 롯데의 엘(L)을 합친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이름이 정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70층에 있는 레지던스에 이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도 114층을 집무실로 쓰기로 결정했다. 모두 레지던스 분양을 고려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입주는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5천억 원에 이르는 면세점 월드타워점 매출을 메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롯데그룹으로서는 시급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